‘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 시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9일부터 가상자산을 불공정하게 거래하다 적발되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하고 부당이익의 2배까지 과징금이 부과하는 등 처벌이 대폭 강화된다.
국내에선 최근 몇 년 새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법적 장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2022년 테나·루나 폭락 사태와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 사태가 일어나면서 가상자산법 제정을 이끌었다. 당시 천문학적인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지만, 현행 자금세탁 방지 중심의 규제로는 대응하기 어려웠고, 피해를 구제하는 데 한계에 부딪히면서 가상자산법이 제정됐다.
우선 가상자산 사업자의 이용자 예치금 보호 의무가 강화된다.
가상자산 사업자는 이용자로부터 예치받은 예치금을 고유재산과 분리해 예치 또는 신탁 관리해야 한다. 이는 사업자 신고가 말소되거나 파산했을 때 은행 등 공신력 있는 관리기관이 이용자에게 예치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각사의 원화 예치금을 국내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 계약을 맺고 별도로 관리하는 가상자산 시스템을 구축해 법 시행에 대비했다.
또한 가상자산 사업자의 가상자산 보관 의무도 확대된다. 가상자산 사업자는 자신의 가상자산과 고객의 가상자산을 분리해 보관해야 한다. 특히 경제적 가치 80% 이상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을 콜드월렛(cold wallet)에 보관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콜드월렛이란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오프라인 가상자산 지갑을 의미한다.
불공정거래 행위가 금지되면서 불공정거래를 적발하기 위한 감시·조사·제재 업무도 본격 가동된다. 앞으로 금융당국이 조사하고 처벌할 불공정거래 행위 유형은 ▲미공개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자기 발행 코인 매매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불공정거래 행위가 적발되면 1년 이상 징역이나 부당이익의 3∼5배 상당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부당이득이 5억∼50억원이면 3년 이상의 징역, 부당이득 50억을 넘으면 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을 받을 수 있다. 과징금은 부당이득 2배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결정된다. 부당이득 산정이 곤란하면 최대 40억원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와 함께 불공정거래 행위와 사업자의 자기 발행 코인 거래 행위 등이 적발되면 부당하게 얻은 재산은 몰수하도록 했다.
또 크게 달라지는 것 중 하나는 가상자산의 범위가 명확히 규율됐다는 것이다.
특금법에서는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만 규정했지만,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에서는 가상자산에서 제외되는 대상을 보다 명확히 했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가상자산의 범위에서 제외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나아가 대체불가능토큰(NFT)도 가상자산의 범위에서 제외됐다. NFT는 주로 수집 목적으로 거래되는 만큼,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리스크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형태는 NFT로 발행되더라도 고유성 없이, 대량으로 발행돼 상호간 ‘대체가 가능할 경우’ 가상자산에 해당한다. 또 NFT가 특정 재화나 서비스의 지급수단으로 사용이 가능한 경우도 가상자산의 범위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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