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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새 의장국을 맡은 헝가리가 빅터 오르반 총리의 노골적인 친러시아 행보에 불만을 품은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의 거센 반발로 왕따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몰렸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릭 마메르 EU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다른 고위 관리들이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비공식 이사회에 불참키로 한 이례적인 결정은 헝가리가 EU 의장국을 맡은 후 벌어진 최근의 상황을 고려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마메르 대변인이 언급한 ‘최근의 상황’이란 이달 1일부터 6개월간의 순환 의장국을 맡은 헝가리의 빅토르 총리가 곧바로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을 중개하기 위한 ‘평화임무’를 자임하며 러시아와 중국 등 5개국을 잇따라 방문한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오르반 총리의 돌출행동은 EU집행위 고위 관료와 회원국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들은 오르반 총리의 방러, 방중 계획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EU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EU 집행위가 불참을 선언한 비공식 이사회는 정례 장관급 회의와 별개로 의장국이 수시로 개최하는 분야별 장관회의로, 보통은 국무위원에 해당하는 담당 집행위원이 참석한다. 이날 EU 집행위가 비공식 이사회 불참 결정을 내린 것은 헝가리가 순환 의장국을 맡은 6개월간 주최하는 모든 장관급 회의를 보이콧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마메르 대변인은 또 의장국 임기 시작과 함께 관례적으로 이뤄지는 국무위원단 격인 집행위원단의 헝가리 방문도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브뤼셀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정례 장관급 회의의 경우 의장국이 주최하지 않는 만큼 정상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EU집행위의 비공식 이사회 불참 결정에 헝가리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졸탄 코바치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이사회 불참 결정은) 정치적 편견의 산물”이라며 “EU 집행위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제도적으로 정해진 (집행위의) 역할을 무시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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