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대표 대행이 TBS PD들에게 영어 채널에 일본어 방송을 편성하라고 지속적으로 지시하고,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출마를 신청했다가 탈락한 인사를 진행자로 앉힐 것을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TBS PD협회 “영어 채널에 일본어 방송, 특정 정당지지 진행자 앉히려”
TBS PD협회는 15일 “이성구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영어FM 채널에 ‘일본어 방송’을 편성하라고 수 차례 지시하고, 심지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정당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출마를 신청했다가 탈락한 인사를 특정해 일본어 방송 진행자로 앉힐 것을 압박하고 있다”며 “명백한 편성권 침해”라고 밝혔다.
PD들은 지난 3일 라디오 부문 편성위원회에서 개인 유튜브에서 특정 정당에 유리한 정치적 발언을 일삼고 있는 인물을 진행자로 앉히려는 점, 일본어에 능통한 제작 PD 부재 및 제작비 부족 등을 사유로 ‘일본어 방송’ 편성 등에 대한 명확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여전히 해당 방송 강행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TBS PD협회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는 방송법 제4조에는 그 누구도 방송편성에 간섭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성구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방송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문제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PD들은 대표대행의 이러한 편성권 침해가 처음이 아니라고도 했다. 지난 6월 TBS에 대한 서울시의 출연금 지원이 중지됨에 따라 라디오제작본부장은 불가피하게 새벽 시간 정파(정규편성 외 방송 중단)를 결정했는데 대표이사 직무대행 지시로 TBS FM의 정파 편성은 하루만에 철회되었다.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본인이 직접 출연하는 보도 프로그램 제작을 보도제작본부에 지시했다가 TBS 기자협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TBS PD협회는 대표대행에게 △일본어 방송 편성 지시 철회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사과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TBS의 실·본부장들에게도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부당한 간섭에 침묵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또한 방송편성규약 제11조에 규정된 편성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며 해당 자리에서 PD들의 입장을 공식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성구 TBS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16일 미디어오늘에 “해당 일본어 프로그램은 음악을 통한 일본어와 한국어 학습에 최적의 전문성과 경험, 대중적 인지도, 그리고 자원 봉사가 필요한 재정적 상황까지를 고려해 출연자를 섭외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진행자로 지목된 인사는 15일 “상황이 그렇다면 누군가에게 부담을 드리고 싶지는 않다”면서 “개인 채널의 소신이 좌우 모두에게 똑같이 보장되는 시절이 온다면 그때 잘 준비해서 방송에 복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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