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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사직서 처리 마감시한이 지났지만 전공의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1만명 무더기 사직이 기정 사실화된 가운데 아직도 사직처리를 두고 내부에서는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병원 상당수는 ‘무응답’ 전공의들에 대해 당장 사직 처리하지 않고 당분간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전공의들이 하반기 결원 모집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사직서를 일괄 수리할 경우 병원과 전공의 사이의 관계를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211곳의 전공의 1만3756명 중 전날까지 복귀한 전공의는 40∼5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빅5’ 병원을 포함한 주요 수련병원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전날까지 전공의들의 사직 또는 복귀 의사를 확인하고자 했으나, 대부분의 전공의가 복귀는커녕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빅5 병원 중 4곳 이상은 현재 복귀한 전공의가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빅5 병원 관계자는 “기존에 복귀했던 전공의가 전체의 6∼8% 상당이었는데, 이번 사직서 처리시한까지 추가로 돌아온 사람은 10명이 채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은 구체적인 숫자를 함구하는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전공의 약 520명 중 7명이 복귀한 데 그쳤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전공의 약 580명 중 1명만 복귀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소속 전공의들에 별도 이메일을 보내 사직·복귀·재입사 절차를 안내하며 ‘지금 돌아오라’는 취지로 설득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주요 병원은 전공의들이 애초에 회신조차 하지 않았다며 더 이상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봤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에서도 응답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일괄적으로 수리할지를 두고 논의했으나, 협의회 차원의 지침 등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논의 과정에서 사직서 일괄 수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보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칠곡경북대학교병원 등 대구지역 수련병원들은 복귀 마감 시한까지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처리하지 않거나, 처리 여부를 유보하기로 했다.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도 전공의들의 사직 의사를 개별 파악했지만, 답변이 거의 없어 사직서 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 제주대학교병원도 무응답 전공의에 대해서는 당장 사직 절차를 밟지는 않을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전공의들의 업무 공백으로 지칠 대로 지친 대형병원이 결국에는 사직서를 수리하고, 복지부에 하반기 전공의 정원(TO)을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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