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에 미국인들만큼이나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중국 누리꾼들이다. 이들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트럼프 피격 사건 관련 음모론은 물론 미국 대선에 미치는 영향까지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국의 최대 정치 이벤트인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 회의’(3중전회)가 지난 15일 개막했지만, 누리꾼들의 관심은 오히려 트럼프에 집중된 것처럼 보인다. SNS에 대한 중국 당국의 엄격한 검열로 표현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중국 누리꾼들이 이번 사건을 통해 해방감을 느끼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피격 소식이 전해진 14일 중국 SNS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는 트럼프 피격 관련 키워드로 도배됐다. “트럼프가 총에 맞았다”는 게시글 조회수는 단 몇 시간 만에 3억회를 넘기기도 했다.
특히 피격 사건 관련 음모론에 미국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갖는 것도 중국이다. 진하오 신화통신 전 편집장은 웨이보에 “트럼프는 총알이 귀에 스치자마자 (자신이) 총에 맞았다는 것을 알았고 곧바로 몸을 웅크렸다. 이는 일반인의 반응 속도가 아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트럼프 자작극’에 불을 지폈다. 댓글에는 “수백번 연습했을 것”이라는 음모론자와 “트럼프가 귀에 입은 부상은 머리와 불과 몇 센티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회의론자 간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이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국의 언론의 자유에 대한 억압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허웨 영국 전국언론인연합(NUJ) 회원은 미국의소리(VOA)에 “중국 누리꾼들은 국내(중국) 정치에 대한 언급은 금지되어 있고 오로지 민주주의와 관련된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공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면서 “절대로 중국 정치에 대해 논할 수 없기 때문에 총격과 같은 다른 나라의 정치적 사건을 자신의 목소리를 분출할 수 있는 출구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3중전회 이틀 차인 16일 오전에도 웨이보 검색어 1위는 “트럼프가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였다. 3중전회 관련 검색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와중에 중국 언론은 시진핑을 개혁가로 선전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개혁가 시진핑’ 제하의 특집 기사에서 “시진핑이 덩샤오핑에 이은 탁월한 개혁가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매체가 시 주석에게 개혁가라는 호칭을 붙인 건 처음이라고 홍콩 명보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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