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간판’을 단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3사가 지난 3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대세로 떠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저가커피 3사의 전국 가맹점 수는 올해 7000개를 훌쩍 넘어섰다. 2021년 3863개였던 매장 수가 2023년 6511개로 증가했다. 각 브랜드에 따르면 이달 기준 매장 수는 ▲메가커피 3083개 ▲컴포즈커피 2612개 ▲빽다방 1615개로 전체 7300여개에 이른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매일 4개씩 저가커피 매장이 생긴 셈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국내 커피 전문점 증가율(전년비)은 평균 4.5%인 것에 반해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는 2022년 37.3%, 2023년 22.7% 등 5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폐점률은 낮다. 공정위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각사 폐점률은 ▲메가커피 0.4% ▲컴포즈커피 0.5% ▲빽다방 1.7% 등이다. 외식업종 폐점률 평균이 12.6%, 카페 폐점률이 7.8%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점포 수뿐 아니라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도 놀랍다. 메가커피 운영사인 앤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3684억원으로 전년도 1748억원 대비 11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0억원에서 694억원으로 124.1% 늘었다. 컴포즈커피의 지난해 매출액은 8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늘었고 영업이익은 367억원으로 46.8% 증가했다. 빽다방의 별도 매출과 영업익은 비공개이지만 매장 수가 경쟁사 못지않게 급증하고 있어 매출 상승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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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는 ‘간편 창업’ 고객은 ‘가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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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커피가 이처럼 흥행하는 비결은 무얼까. 업계에서는 크게 ▲고물가로 인한 가성비·대용량 음료 수요 ▲소자본 창업·테이크아웃 전략 ▲전용 앱과 외부 키오스크를 통한 사용자 편의 ▲스타 마케팅 효과 등을 꼽는다.
최근 고물가로 식음료 가격이 상승하자 저렴한 가격에 대용량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아침에 한잔 사서 온종일’ 마시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저가커피 브랜드들은 평균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500ml 이상의 대용량 사이즈로 판매한다.
대부분의 카페에서 기본 용량으로 판매하는 ‘레귤러’ 용량은 355ml다. 메가커피의 ‘기본’ 용량은 680ml, 컴포즈커피 591ml, 빽다방 625ml 등이다. 시중 커피 가격의 절반도 되지 않는 1500원에 용량은 두배 가까이 되니 입소문이 빠르게 날 수밖에 없다.가맹점주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다. 노란 간판 커피는 50㎡(15평) 이하의 소규모 매장인 경우가 많다. 테이크아웃 위주의 업태로 주문은 전용 앱이나 키오스크를 통해 처리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적고 관리가 쉽다. 키오스크를 외부에 둔 것은 ‘신의 한수’다. 좁은 매장 대신 업장 밖으로 줄이 늘어서니 손님은 북적거림이 덜해 좋고 점주 입장에선 자연스레 홍보와 유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손흥민, BTS 뷔 등 월드 클래스의 스타 마케팅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일례로 뷔가 홍보 모델로 공식 발표된 후 컴포즈커피 앱 누적가입자가 순식간에 290만명 늘어났다. 2021년 200만명이었던 앱 가입자는 올해 7월 기준 1200만명에 이른다. 컴포즈커피는 락인 효과를 위해 자체 앱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빽다방 역시 주문, 결제, 스탬프 적립까지 가능한 앱을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저가이지만 커피 품질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컴포즈커피는 자체 로스팅 공장을 운영하며 생두 수입부터 로스팅, 유통까지 직접 관리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원두를 공급하기 위해서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빽다방의 ‘원두부심’도 만만치 않다. 빽다방 측은 “브라질 세하도 지역의 벨로죠 농장에서 수확한 지 1년 미만의 뉴크롭 생두를 사용해 신선도가 높고 향미가 풍부하다”며 “여기에 세계 스페셜티커피협회(SCA)의 기준으로 감별해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받은 고품질의 ‘스페셜티 원두’를 함께 블렌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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