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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올 상반기 만기가 도래했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 손실 고객들 중 절반 이상에 대해 배상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홍콩H지수가 6400대로 연초 대비 상승해 이달 말부터는 수익 상환을 받는 고객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H지수 ELS를 판매했던 은행들은 올 1분기에 책정했던 총 1조 7000억여 원의 금액 가운데 일부가 2분기에 환입돼 실적 개선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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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H지수 ELS 주요 판매 은행 5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의 자율 배상 건수가 이달 12일 기준 7만 5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만기가 도래했던 은행권의 홍콩H지수 ELS 판매 잔액은 약 9조 원, 계좌 수는 약 11만 좌로 추정된다. 상반기 만기 도래 계좌 가운데 절반이 넘는 계좌에 대한 배상이 이뤄진 셈이다. 은행별로 올 상반기 협의 대상 고객의 동의율은 60~70% 수준으로 비교적 빠른 속도로 자율 배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이 ELS를 판매한 국민은행의 경우 현재 5월 만기 고객을 대상으로 자율 배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루에 1000~3000건의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12일 기준 국민은행의 동의 완료 계좌 수는 약 4만 7900좌, 동의율은 약 71.5%다.
홍콩H지수 ELS 지수가 상승하면서 은행들이 배상을 염두에 두고 쌓아뒀던 충당금을 올 2분기에 일부 환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H지수는 2분기 말인 지난달 28일 6331.86선을 기록했다. 충당금을 쌓았던 시점인 1분기 말의 5810.79선 대비 9%가량 상승한 수치다. 연초(5672.53)와 비교해서는 11.6%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8620억 원, NH농협은행은 3416억 원, 신한은행은 2740억 원, 하나은행은 1799억 원, SC제일은행은 1329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각각 1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1분기에 쌓았던 충당금 중 일부가 2분기에 환입될 것”이라며 “충당금은 기본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보수적으로 감안해 쌓는 만큼 실제 환입액은 지수 상승분 대비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남은 기간 중 홍콩H지수가 급락하지 않는다면 배상에 따른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홍콩H지수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이달 말 상환되는 ELS 고객들부터는 수익을 돌려받게 된다. 이 경우 3분기에도 적지 않은 규모의 충당금 환입을 기대할 수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팀장은 “홍콩H지수가 1분기 말 대비 상승하면서 2분기에 충당금 가운데 일부를 환입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환입은 은행 이익 증가 관점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 건전성 부문에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 발생 시 이에 대한 완충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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