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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미국 전기차시장 재편 전망, 현대차그룹 새 기회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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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카운티에서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호송차에 탑승하는 와중에 주먹을 들어 올리며 지지자들에 호응하고 있다. 총격을 당한 우측 귀 부근에 혈흔도 보인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총격 피습으로 지지세를 결집해 11월 대선 당선 가능성을 높이면서 현지에 생산 거점을 둔 한국 기업들도 향후 정국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개장을 앞둔 현대자동차그룹은 생산 설비를 예정보다 앞당겨 완공하는 데다 트럼프 당선으로 신규 경쟁자 진입이 어려워질 공산이 커지며 ‘의외의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15일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을 넣고 “이번 암살 시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선거에 즉각으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라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지시각 지난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카운티에서 유세 활동을 하다가 총격을 당해 귀를 다쳤다.

이 총격 사건을 계기로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현지 여론이 지배적이다. 데릭 밴오든 미 연방 하원위원은 총격 사건 직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겼다”라며 당선을 기정사실로 못 박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1차 토론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이미 지지율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이번 총격으로 부상을 당한 순간에 주먹을 하늘로 높이 쳐들고는 “싸우자”라고 외쳐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장면이 트럼프 지지자들과 공화당 당직자들을 하나로 묶었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시한부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환경 정책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을 뿐 아니라 엑슨모빌과 EQT코퍼레이션 같은 화석연료 기업들에 친환경 정책을 폐기해줄 테니 선거 자금으로 10억 달러(약 1383억 원)를 모금해 달라고 요청한 일도 있다.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 최대 7500달러(약 1037만 원)에 이르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보조금이 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2일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유세에서 “임기 첫날 나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 명령 폐기에 서명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말하는 등 이와 관련한 발언을 꾸준히 내놨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오른쪽 끝, 당시 수석부회장) 이 2019년 6월30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앞줄 가운데) 방한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그리고 허영인 SPC 회장도 보인다. <연합뉴스>

바이든 현 행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던 전기차 육성 정책은 주로 GM이나 포드와 같이 친노조 성향의 미국 자동차기업들이 수혜를 봤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정부 지원이 사라지면 아직 경제성을 달성하지 못한 다수 자동차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고 미국 전기차 시장이 ‘테슬라 천하’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조금 없이 차량 브랜드와 인지도만으로 경쟁한다면 기존 점유율 1위 기업인 테슬라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전기차 지원 정책에는 부정적이면서도 테슬라 사이버트럭과 같은 차종에는 ‘팬’이라며 추켜세웠던 점이 이런 관측의 근거로 꼽힌다.

증권사 웨드부시는 “트럼프 재집권은 다른 전기차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더라도 테슬라에만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이러한 시장 판도 변화가 현대차그룹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미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데다 현지 시장 전체 출하량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아이오닉과 EV6 등 주력 차종이 꾸준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 자동차 평가업체 켈리블루북(KBB)에 따르면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올해 들어 2분기까지 반년 동안 미국에서 모두 5만998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점유율은 11.2%로 분기 기준 최대다.

GM과 포드 등 경쟁사는 전동화 전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정부발 구매 보조금과 생산 인센티브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는데 트럼프 집권 2기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사정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미 정부의 보조금 혜택이 사라지면 현대차와 다른 제조업체들 사이 오히려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벌일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가 현재 이룬 성과는 미국 수출용 전기차를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생산해 북미 제조라는 IRA 요건도 충족하지 못해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거둔 것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이 포드나 GM에 더 큰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현대차 기아에는 오히려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주목받고 있는 점도 전기차 판매 비중 감소에 따른 대체수요를 흡수하는 기회로 작용할 공산도 거론된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신공장에서 같은 라인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수요에 맞춰 대응해 제조하는 혼류 생산방식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리를 따지는 성향인 만큼 이미 공장을 세워 지역 경제를 부양하는 효과를 내는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대신 신규 진입자를 막는 정도로 전기차 산업 속도를 조정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을 당했던 사건이 당선 가능성을 끌어올리면서 현대차그룹에 의외의 긍정적 사업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올 2분기 50% 점유율을 놓쳤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동시에 현대차와 기아를 향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최신 디자인으로 무장한 다양한 전기차를 제공한다”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갈수록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근호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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