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테니스 선수들이 서브를 받을 때 그 빠른 공을 왜 잡을 수 있겠냐.”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웃더니 “천당을 갔다가 지옥을 갔다가 다시 천당으로 왔다”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SSG는 그날 7-0으로 앞선 경기를 7-9로 뒤집혔다가 다시 15-9로 뒤집었다.
타격이 남다른, 겁 없는 신인 박지환(19)은 2번 2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실책 하나로 경기를 들었다 놨다. 7-0으로 앞선 5회말 선두타자 나성범의 평범한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타구가 박지환의 글러브로 왔으나 포구하려는 순간 글러브의 끝에 맞고 박지환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갔다. 이 실책으로 잘 던지던 선발투수 송영진도 흔들렸고, KIA는 4-7로 추격했다. 9-7 역전의 서막이었다.
결과적으로 SSG 타선이 경기후반 KIA 불펜을 무너뜨린데 이어 베테랑 노경은이 KIA 타선을 잠재우며 이기긴 했지만, 박지환의 실책은 SSG로선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박지환이 너무 잘해주고 있지만, 수비 자세의 문제점을 직접 시범을 보이며 지적했다.
크게 두 가지다. 핵심은 준비 자세다. 움직이면서 받아야 하는데, 받을 때 움직임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실제 내야수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타구가 오기 전에 끊임없이 잔발 스텝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박지환은 이 과정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실제 SBS스포츠의 중계화면을 보면 박지환에겐 그런 움직임이 다소 부족했다. 이숭용 감독은 “지환이가 스타트를 할 때 자세를 조금 바꾸라고 얘기했다. 오른쪽 다리를 너무 이렇게 있어가지고(거의 가만히 있다) 이런 식으로(갑자기 움직인다) 하니까, 스타트도 좀 안 되고 굳더라”고 했다.
이숭용 감독은 14일 경기를 앞두고 박지환에게 직접 “테니스 선수들이 서브를 받을 때 그 빠른 공을 왜 잡을 수 있겠냐. 무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트가 된다. 그래서 움직일 수 있다”라고 했다. 수비코치에게도 이 부분을 직접 지시했다고.
이숭용 감독은 “그거 되게 중요하다. 내야수는 첫 발의 스타트가 중요하다. 조금 정지된 상태에서 움직이더라. 그리고 지환이가 좀 큰 발로 가는 스타일이라서. 잔발보다는. 그 부분이 좀 더 훈련을 통해 업그레이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인도 인지했으니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 어차피 우린 이제 어린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이숭용 감독은 그날 팀을 천당과 지옥으로 고루 안내한 박지환, 송영진, 조병현 등과 부딪히자 야구선배이자 감독으로서 진심으로 조언했다고. 어려움을 겪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숭용 감독은 “앞으로 야구를 한 15년 정도 할 친구들이라고 본다. 큰 경험한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이니까.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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