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부품을 제작하는 코스닥 상장사 대성하이텍이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 위해 자본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시가총액 600억원 대비 발행 규모가 크고, 주가도 부진해 기관투자자들도 투자를 망설이는 분위기다. 2년 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으로 꼽혀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했지만, 빚을 내 빚을 갚는 돌려막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성하이텍은 1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하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 발행 시기 등 정확한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전환사채는 차환 목적으로 발행된다. 지난해 6월 1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주가가 부진해 채권자들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전환청구권 행사는 오는 12월 21일부터 가능하지만, 하루빨리 풋옵션을 행사해 원금을 회수하는 게 더 나은 상황이라고 본 것이다.
당시 전환사채는 표면·발행금리 0%로 발행됐다. 채권을 보유해 얻는 이자는 없고, 주식으로 전환해 시장에 팔아야만 이득을 보는 구조였다. 주가가 내려가면 전환가액이 조정되는 리픽싱 조항이 있었는데, 최저 조정가액이 7260원이었다. 12일 대성하이텍 종가(4495원)와 비교하면 주식으로 전환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풋옵션 행사기간은 이달 21일부터 8월 21일까지 예정됐다. 이 시기에 맞춰 차환용 자금을 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에게 매력도가 떨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2022년 8월 상장 후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당시 소부장 열풍에 힘입어 공모가 9000원에 상장했는데, 현재 주가는 반토막 수준이다. 전환사채는 주가 상승 시 이득을 볼 수 있는 만큼,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 유인이 낮아진다.
실적이 나쁜 점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27억원, 당기순손실 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가 이어지면 유동성이 말라 채권자의 전환사채 상환 요청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회사 측은 “베트남 진출, 신규법인 설립으로 지난해부터 실적이 역성장했지만, 단기적인 침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성하이텍은 8000종 이상의 고품질 정밀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력 제품으로는 스위스턴 자동선반, 컴팩트 머시닝 센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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