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리며 키오스크(무인주문기) 시장 성장 속도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시에 입성한 키오스크 관련주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고평가, 사업 다각화 실패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인해 중소 키오스크 업체들에 대한 전망은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하나증권은 키오스크 산업이 향후 5년 동안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두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227억 달러에서 2028년 약 511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어 연평균 12.3%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키오스크 시장 성장은 다양한 산업에서 비대면 셀프서비스 확산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주요 키오스크 관련주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오스크 관련주인 포스뱅크, 씨아이테크, 한네트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59.06%, 23.67%, 15.43% 하락했다.
포스뱅크는 카페나 레스토랑에 사용되는 PC 기반 키오스크, 포스(POS)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포스뱅크 현재 주가(9560원)는 공모가(1만8000원) 대비 반 토막 수준이다. 수요예측부터 고평가 논란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공모 당시 포스뱅크가 기관에 배정한 물량은 111만주에 달하는데 총 9억3340만주가 신청됐다. 이 중 확약물량 비중은 6.2%에 불과했다. 기관투자자들도 고평가됐다고 생각하고 단기에 빨리 팔고 나오겠다는 속내를 보인 것이다.
씨아이테크는 투썸플레이스, 배스킨라빈스, 롯데리아 등에 맞춤형 키오스크를 주문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씨아이테크는 지난 11일 타 법인 주식 및 출자 증권 취득 결정 공시 번복으로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됐다. 2021년 8월에도 같은 이유로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한네트는 프로스포츠(축구, 농구, 약구)에서부터 고속버스와 KTX 승차권, CGV 영화티켓에 이르기까지 무인발매 서비스를 하는 업체다. 올해 들어 영업이익을 회복하고 있지만 회복세가 더디다.
코스닥 상장 키오스크 관련주 주가 부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의 시장 장악도 한몫하고 있다.
국내 키오스크 사업자 간 점유율 통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이 전국 단위로 관리하는 물량을 한번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야놀자클라우드와 협력해 호스피탈리티(관광·숙박업) 키오스크 신제품 1000대를 공급했다. 씨아이테크는 2021년 기준 키오스크를 약 1500대 운영한 바 있다.
기술력 부문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에 저시력자 등 디지털 취약 계층의 정보 접근성을 대폭 개선한 키오스크 신제품을 선보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키오스크 부문 ‘우선구매대상 지능정보제품 검증서’를 취득했다. 국가기관 등은 키오스크를 구매할 때 검증서 발급 제품을 우선구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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