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가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연등회보존위원회(보존위원장 진우스님)는 최근 주폴란드한국문화원과 함께 전통등 강습, 연등행렬, 전시 행사를 열고 연등회의 문화유산적 가치와 의미를 폴란드 전역에 알렸다. 2024 유네스코 한국 문화유산 달 행사 일환으로 이뤄졌다.
주폴란드한국문화원에서 현지 문화기관과 협력한 가운데 폴란드 내 한국 문화유산 관련 문화예술행사를 소개하는 이 행사는 2022년 시작돼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다. 이번 행사는 바르샤바 거리예술축제, 바르샤바 아시아-태평양 박물관, 스루드미에시치에 문화센터 등 현지 문화예술 기관과 협업했다.
◆韓 21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 ‘연등회’
연등회는 우리나라의 21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불교 최대 행사 중 하나로, 등불을 밝히는 것은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비춰 차별 없고 풍요로운 세상을 기원한다’의미를 담고 있다.
신라시대에 시작된 연등회는 천 년이 넘는 역사를 거치면서 오늘날에는 불교적 행사를 넘어 국적·인종·종교의 경계를 넘어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발전했다.
지난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연등회는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20년 12월 16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됐다.
특히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연등회가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성을 잘 보여주며, 사회 단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폴란드에서 빚은 한국 전통등 강습
폴란드 현지 문화예술 기관인 바르샤바 아시아-태평양 박물관과 스루드미에시치에 문화센터에서는 한국의 전통 문양을 품은 전통무늬등을 만들어 보는 강습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연등회와 전통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직접 등을 만들고 점등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습에 참여했던 안나 씨는 “강습을 통해 한국에 대해 좀 더 잘 알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특히 문양 만들기는 폴란드에서도 학창 시절 만들기 시간에 해보았는데, 오랜만에 해보니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바르샤바 역사 지구에서 연등행렬
바르샤바 역사 지구에서는 연등행렬이 펼쳐졌다. 이번 연등행렬은 바르샤바 거리예술축제 일환으로 진행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바르샤바 역사지구에서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연등회의 연등행렬이 함께 한 것이다.
바르샤바 거리예술축제는 바르샤바 시와 폴란드 문화유산부가 공동후원하고 Scena 96협회와 오호타 지역문화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폴란드 대표 축제다. 폴란드는 이 축제를 통해 1993년부터 29년간 바르샤바의 공공장소에서 정기적으로 국제적인 거리예술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참여자들은 전통등 강습에서 직접 만든 등을 들고 연등행렬에 참여했다. 카밀라 씨는 “전통등 강습이 인상적이어서 연등행렬에도 참여했다”며 “바르샤바 역사지구에서 많은 사람이 함께 등을 들고 행렬을 한다는 게 즐거웠다”고 말했다.
◆동유럽에서 처음 선보인 전통 한지등의 온화함
이번 전시는 유럽의 교두보 격인 폴란드에서 전통 한지등을 처음 소개한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
△명상실 공간에 마련된 사물등 △모든 생물의 평화를 담은 연꽃과 더불어 사는 친구들 등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등간 등 다양한 전통 한지등을 선보인다. 특히 사물등의 경우 현지 문화센터 명상실 공간에 전시된다. 만물을 깨우고 바른 세상으로 나아가길 원하는 사물의 의미를, 한지등의 빛으로 전하고자 하는 불교계의 마음이 담겼다.
또 연꽃과 더불어 사는 친구들 등은 이번 폴란드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했다.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함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담은 작품이다. 전시는 스루드미에시치에 문화센터에서 이달 말일까지 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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