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주년을 맞은 휴이노가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자회사 AI 인력을 흡수하는 등 조직을 AI 연구·사업화 중심으로 재편하고, 솔루션 라인업 확장과 해외 진출 등으로 미래 10년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성공적인 사업 재편으로 2027년까지 매출 200억원 달성이 목표다.
휴이노는 자회사인 AI 전문기업 휴이노에임을 연내 흡수 합병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AI 기업 전환’을 목표로 삼은 가운데, 첫 단추로 자회사 합병을 통한 ‘AI 전문역량’ 강화를 꾀한 것이다.
2022년 설립된 휴이노에임은 병원 정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AI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휴이노는 자회사 흡수 합병으로 AI 전문 인력 10여명을 더해 총 30명 이상의 고급 전문가를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첫 시너지 결과물인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을 출시,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주력사업인 심전도 모니터링 사업도 AI를 활용해 고도화한다. 휴이노는 최근 AI 기반 심전도 모니터링 솔루션 ‘메모패치’ 2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메모패치는 가슴에 패치형태 웨어러블 기기를 최대 14일까지 부착해 심전도 데이터를 AI로 분석하고 부정맥 등 심장질환을 예측, 조기발견하는 솔루션이다.
2년 만에 업그레이드한 ‘메모패치2’는 배터리 포함 무게를 12g까지 줄였고, 부피 역시 1세대 모델 대비 75%나 작아졌다. 또 고도화된 AI 모델 적용과 함께 데이터 추출과 환자 관리, 리포트 생성까지 올인원으로 가능한 데스크톱 솔루션으로 개선했다. 하반기 중 병원 내 환자 관리를 위한 메모패치도 출시하고, 내년에는 다른 진료과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메모패치는 국내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200곳 가량에 공급했다. 메모패치2 출시를 계기로 하반기 추가로 100곳의 중·대형병원을 고객사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메모패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완료되면 북미 진출도 곧바로 착수한다. 미국 내 심전도 모니터링 시장은 현지 기업인 아이리듬이 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휴이노는 AI 역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길영준 휴이노 대표는 “아이리듬과 비교해 우리 경쟁력은 AI를 포함한 기술과 가격”이라며 “아이리듬은 심전도 데이터를 수집한 뒤 환자에게 결과를 제공하는 기간이 2~3주 걸리는 반면 우리는 2~3일 밖에 걸리지 않으며, 가격 역시 초기에 공격적인 정책을 취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설립 10년을 맞은 휴이노는 국내 1세대 의료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손목형 웨어러블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를 출시했으며, 국내에서 ‘규제샌드박스 1호’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회사는 하드웨어(HW)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창업 초기부터 AI에 투자를 집중해 왔다. 현재까지 축적한 심전도 데이터만 75만명 규모에 달하며,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알고리즘까지 개발해 상용화했다. 미래 10년 먹거리로 의료용AI를 설정하고 기존 솔루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메모패치 진료과목 확대, CDSS 등 AI 기반 신규사업 추진 등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길 대표는 “올해는 지난해 대비 50% 이상 늘어난 50억원 매출을 기대하며, 3년 후에는 2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심전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와 AI 역량을 확보한 만큼 향후 10년에는 의료AI 영역에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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