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찾은 종각역, 화양동 대학가 인근 상권 가보니…”업종별 차등화” 주장
“음식값은 못 올리는데, 재룟값이랑 인건비는 치솟으니 장사하기 솔직히 너무 힘드네요.”
12일 찾은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프랜차이즈 해장국집 사장 배찬우(57) 씨는 이날 내년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한숨부터 쉬었다. 배 씨는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고민 끝에 아르바이트생 2명을 내보냈다”면서 “인력은 사실 더 필요하지만, 매출의 40%에 달하는 인건비 부담을 줄여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사람 구하기 힘들어 최저시급보다 더 주는데,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이에 맞춰 돈을 더 올려줄 수밖에 없다”고 거듭 한숨을 쉬었다.
같은 날 건국대 앞 번화가에 있는 화양동의 한 편의점 사장도 최저임금 1만원 대 진입에 걱정이 가득했다. 한 자리에서 15년째 편의점을 운영한 60대 점주 고영자 씨는 “상권이 예전만 못해 매출은 점점 줄어, 아르바이트생 대신 제가 근무하는 시간이 늘렸다”며 “하루에 11시간 아들과 함께 근무한다. 그런데도 손에 쥐는 돈은 턱없이 적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편의점주들도 사정이 비슷해 직접 야간근무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편의점주는 주휴수당 등 추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를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이른바 ‘쪼개기 근무’로 버티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1주에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직원에겐 주휴수당을 추가 지급해야 하는데, 짧은 시간으로 쪼개 여러 사람을 고용하면 이를 피할 수 있기 때문. 고 씨는 “예전 같으면 아르바이트를 한두 명을 길게 썼지만, 줄일 수 있는 건 인건비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만난 일부 업주는 규모와 업종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양동의 한 프랜차이즈 고깃집 사장 이재연(가명, 60대) 씨는 “물가가 워낙 올라 최저임금도 오르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영세 음식점 같은 업종엔 최저임금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업주들 숨통을 트일 것”이라고 했다.
프랜차이즈업계도 유감의 뜻을 밝혔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프랜차이즈협회)는 이날 긴급 입장문을 내고 “프랜차이즈 업계의 절대 다수가 중소 가맹본부와 생계형 영세 소상공인으로, 각종 비용 인상과 수익구조 악화, 소비 침체의 삼중고”라며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어려운 경영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년 2026년도 최저임금 논의 시엔 음식점 등 영세 소상공인들이 많고 노동생선상이 낮은 업종들이 많은 것을 고려, 반드시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와 업종·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 적용을 강력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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