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의 건설·부동산 업종 관련 건전성 악화 지표가 9년 만에 가장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고금리로 분양 시장이 침체되면서 건설사 등에 돈을 빌려 준 금융권으로 위기가 전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비(非)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각각 7.4%, 5.9%로 집계가 시작된 이후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 2022년 1분기 1.8%에서 지난해 1분기에는 3.4%로 뛰었고 올해도 큰 폭으로 올랐다. 부동산업 연체율 역시 2022년 1분기 1.3%, 지난해 1분기 3.2%를 기록하는 등 상승 추세가 이어졌다.
저축은행들의 연체 기간 3개월 이상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건설업이 19.8%, 부동산업은 14.3%으로 역시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사태 직후인 2013년 건설업종의 이 비율은 30%를 넘어섰는데, 당시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은행권의 경우 2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동산 관련 위험 노출액이 적지만, 최근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은행권의 건설업 관련 연체율은 1%로 지난 2016년 3분기 이후 분기 기준으로 7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업 연체율은 0.24%로 2019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건설·부동산 업종 NPL 비율은 1.9%, 0.40%였다. 각각 2019년 2분기와 2019년 3분기 이후 4년 9개월, 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은 현재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직면한 주요 위험 중 하나”라며 “비은행권의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부실자산에 대한 경·공매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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