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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기업대출 600조 넘어…부실 위험도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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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자료사진). ⓒ뉴시스

국내 건설·부동산 기업들이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600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 역대급 고금리가 수년째 이어지면서 부실 위험도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이다.

14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전체 금융권의 건설업과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각각 116조2000억원, 50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건설업은 3.7%, 부동산업은 4.7% 늘었다.

이 통계는 금융기관들이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실제 대출·연체 등 현황을 집계한 결과다. 비은행권에는 ▲저축은행 ▲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 ▲보험사 ▲여신전문금융사가 포함됐다.

두 업종의 잔액 모두 한은이 해당 업종 대출 통계를 금융업권별로 나눠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다.

문제는 부실대출 지표도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까지 악화했다는 점이다. 특히 비은행권의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각각 7.42%와 5.86%로, 역시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2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위험노출액이 적은 은행권에서의 연체율도 건설은 1.01%, 부동산업은 0.24%로 각각 2016년 3분기(1.37%)와 2019년 1분기(0.24%)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고금리 충격이 자리하고 있다. 높아진 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찬 물을 끼얹고 이로 인해 예전만큼 돈이 돌지 않자, 대출을 내서라도 자금을 마련하려는 건설·부동산업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둘러싸고 주름살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부동산 PF는 건물을 지을 때 시행사가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금융 기법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속출하자 부동산 PF 대출을 타고 위험이 전이되는 양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부동산 PF 위험과 관련한 질문에 “전체적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많이 줄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몇몇 기관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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