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롄허바오(聯合報)를 비롯한 대만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중국 군부는 금세기 들어 최대 규모의 숙청 바람에 직면했다고 단언해도 좋다. 그야말로 상상을 불허했다고 할 수 있다. 하기야 7월을 전후해 전, 현 국방부장(장관)인 웨이펑허(魏鳳和)와 리상푸(李尙福) 상장을 비롯해 로켓군의 리위차오(李玉超) 사령관과 10여명의 장성들이 줄줄이 비리로 낙마했으니 분명 이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들 중 웨이 전 부장은 최근 충성절실(忠誠失節·충성과 절개를 저버림)이라는 비난까지 받으면서 미국이나 대만의 간첩이라는 죄까지 뒤집어쓸 위기에 내몰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사형을 선고받은 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분위기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해야 한다.
문제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 도래할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진짜 그럴지 모른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굳이 다른 사례를 찾아볼 필요도 없다. 최근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제팡쥔바오(解放軍報)가 논평을 통해 “우리 군의 문제가 심각하다. 일부 고위 간부들은 화리호초(花裏胡哨·외관만 화려함) 생활을 하고 있다. 실속이 없다. 게다가 아래의 모범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갈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곧 숙청 바람이 불 것이라는 사실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제팡쥔바오의 보도를 너무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을 수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개최 예정이었다가 15일부터 나흘 동안 열릴 예정인 당 제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를 앞두고 군부 고위층을 혹독하게 비판하는 논평이 나왔다면 얘기는 또 다시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분명 당 최고 지도부의 의중을 반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벌써부터 낙마 가능성이 높은 장성들의 이름도 거명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이 이미 낙마한 군 고위층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졌던 이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장성들이 납작 엎드리고 있다는 베이징 소식통들의 전언은 이로 볼 때 괜한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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