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원희룡 후보 간 비방전이 당 안팎의 우려와 여론 악화에 따라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는 전날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미리 준비된 연설문 중 원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을 읽지 않았다.
사전 배포된 연설문에는 “원희룡의 정치는 청산해야 할 구태 정치이고, 승리를 위해 넘어서야 할 난관 그 자체”라며 “쌍팔년도식 색깔론과 더러운 인신공격, 한 방에 날려주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 후보는 대신 TK(대구·경북) 당심을 잡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당대표 후보 중에선 유일하게 연설을 마친 후 진행하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사양한 채 현장을 떠났다. 원 후보와의 비방전이 지속되자 이에 관련한 질의응답 자체를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원 후보는 해병대원 특검법을 조건부 찬성하는 한 후보를 향해 “바보 같이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며 공격했다.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 후보의 밀실 공천(사천) 의혹의 정황들을 다시 언급하며 “당무 감찰하자”고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합동연설회나 TV토론회에 등에서의 태도를 고려하면 발언 수위 조절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원 후보는 지난 10일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선 한 후보를 향해 “혹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 한 것은 아닌지”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원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후보자들이 극한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전날 연설회부터는 지지 호소에 집중해 분위기 전환이 이뤄졌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2일 개최된 당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한 후보와 원 후보 간 비방전이 격화하자 두 후보 측에 ‘주의 및 시정명령’ 제재 공문을 발송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각 캠프의 모든 실무자는 도를 넘는 비방전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두 후보는 갈등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어 비방전이 재개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단호히 비방전을 멈추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시급한 민생 현안과 정책을 논의하고 대야 투쟁 동력을 높이는 전당대회로 흘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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