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문동주(20)가 1군 복귀전에서 쾌투를 펼쳐 승리를 수확했다.
문동주는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총 투구수는 101개.
무엇보다 직구 구위가 확실히 올라왔다. 문동주는 최고 구속 160km(159.8km)에 달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LG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직구 59개(평균 구속 156㎞), 커브(28개), 슬라이더(13개), 체인지업(1개)을 섞어 뿌렸다.
지난달 2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뒤 이튿날 1군에서 제외됐던 문동주는 이날 16일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그리고 모두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며 부활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수비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1회부터 4회까지 4이닝 연속 병살타를 잡아냈다.
1회에는 1사 1루에서 오스틴으로부터 2루수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끝냈고, 2회에는 1사 1, 2루에서 안익훈의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나왔다.
3회에는 호수비가 나왔다. 1사 후 안타와 볼넷, 폭투로 1, 3루 위기에서 문동주는 문성주에게 안타성 타구를 내줬다. 이때 2루수 황영묵은 다이빙 캐치로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았고, 귀루하지 못한 홍창기마저 잡아내면서 이닝을 지웠다.
문동주는 4회 무사 1루에서 문보경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해 이날 경기에만 4개째 병살타를 잡아냈다.
5회에는 2사 1, 2루 위기에서 문성주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했던 문동주는 6회 첫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선두타자 신민재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고 불안하게 시작했다. 이번에도 수비 도움이 있었다. 안익훈의 강습타구를 3루수 문현빈이 몸을 날려 잡아내고, 귀루하지 못한 1루 주자 신민재까지 잡아내 이날 경기만 5번째 병살타를 유도했다.
문동주는 김성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역투를 완성했다.
이날 한화가 6-0으로 승리해 문동주는 5월 28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45일 만에 시즌 4승(6패)째를 거뒀다.
경기 후 문동주는 “가장 좋아야 하는 부분이 직구 구위인데, 오늘 괜찮았다는 생각이 든다. 1회부터 평상시만큼 던졌는데 너무 (구속이) 잘 나왔다.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다. 올해 중에 (직구가) 가장 좋았던 날이었다”고 돌아봤다.
2군에 있는 동안 크게 바꾼 것은 없다. 문동주는 “더 노력한 것은 없다. 잘 쉬고 왔다”고 답했다.
작년 문동주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3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을 기록하며 류현진(2006년) 이후 17년 만에 한화 출신 신인왕에 등극했다. 국가대표에도 발탁된 문동주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결승전을 포함해 대만전 2경기에 나와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힘을 보탰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대회 첫 경기인 호주전 선발을 맡아 5⅔이닝 2실점 역투를 펼쳤고, 올해 3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스페셜 게임에서도 ‘팀 코리아’의 선발로 나서는 등 ‘국대 에이스’의 길을 가고 있었다.
하지만 3년차인 올해 성장통을 심하게 겪고 있다. 부진을 거듭하며 13경기에 등판해 3승 6패 평균자책점 6.92로 ‘국가대표 1선발’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2군에만 두 번이나 다녀왔다.
문동주는 “내가 좀 이상해졌다. 조금 사람이 변한 것 같다. 처음 느껴보는 것이다.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결과나 이런 걸 보면 나 역시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보니 스스로를 옥죄고 있는 것 같다. 후반기 첫 경기서 좋게 시작했으니 오늘을 계기로 잘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새롭게 합류한 양상문 투수코치도 문동주에게 큰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문동주는 “투수들에게 편지를 써주셨다. 마운드에서 그 내용을 다시 되새기면서 던졌다.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는 말을 많이 써주셨다. 그걸 보고 힘이 났다. (이)재원 선배님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문동주는 “운이 정말 많이 따랐던 경기다. 오늘 같은 경기는 매일 바라기 어렵다. 사람같이 했으면 좋겠다. 남은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