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한창인 가운데 원희룡 당대표 후보가 한동훈 후보에 대한 일방적 비판 공세에 나서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나경원 후보는 원희룡, 한동훈 두 후보를 모두 규탄했고, 윤상현 후보는 보수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12일 국민의힘은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진행했다. 원 후보는 연설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방법론적 찬성한 한 후보를 겨냥해) 민주당 탄핵열차가 벌써 출발했는데 아직도 채상병 특검법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며 “108석으로 탄핵을 어떻게 막냐고 하는데 의원들이 사즉생 각오로 뭉쳐 싸우면 국민들이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도한 야당의 탄핵열차에 우리가 대통령을 등 떠밀어선 안 된다”며 “내가 앞장서서 거대야당의 탄핵으로부터 국민의힘과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공세에 무대응 전략을 폈다. 그는 “큰 마음을 갖고 큰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민주당의 폭주를 물리쳐 달라. 보수정권을 반드시 재창출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기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았는데 따뜻하게 맞아줬다”고 부연했다.
나 후보는 원 후보와 한 후보 모두를 비판했다. 그는 “(원 후보를 겨냥해) 용산에 맹종하는 후보가 당대표가 되어선 안 된다”며 “대통령실에 할 말, 쓴소리를 제대로 하고 뒤로 몰래 개입하지 못하게 철저히 막는 강인한 당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후보에 대해) 나 하나 살자고 당무개입이니, 국정농단이니 핵폭탄급 발언을 쏟아내면서 대통령과 정권을 궁지에 몰아넣고 민주당에 앞장서서 탄핵 구실을 갖다 바치는 후보”라며 “위험하고 불안하고 이기적이다. 이런 당대표는 탄핵을 막기는커녕 우리 당을 무장해제 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재차 보수 혁신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당이 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줄을 세우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있다면 당당하게 거부하라”고 전했다.
아울러 “나는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통해 우리당의 썩은 기득권을 폭파시키고 당원 중심으로 정당을 만들 것”이라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개척정신을 마음에 품고 보수혁명을 위한 간절한 뜻을 헤아려 달라”고 했다.
대구=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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