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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사주 비중 1등 부국증권, 소각은 안 하는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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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부국증권 본사 / 사진=최태호 기자
여의도 부국증권 본사 / 사진=최태호 기자

[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 시행함에 따라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릴레이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사 중 자사주 비중이 가장 높은 부국증권의 소각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기업의 자사주 소각도 늘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 시장동향’에서 상반기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은 전년 동기 대비 4000억원(25.1%) 늘어난 2조2000억원, 자사주 소각은 4조6000억원(190.5%) 늘어난 7조원을 기록했다. 자사주 매입보다 소각 규모가 큰 점을 고려하면 기존에 보유했던 자사주를 소각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 상장사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부국증권의 자사주 비중은 42.73%로 최대주주인 김중건 부국증권 회장의 지분율(12.22%)보다 많았다. 김 회장의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친 28.53%도 넘어섰다. 이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 중 3위, 증권사 중 1위에 해당한다.

증권사별 자사주 비중 / 사진=KRX 정보데이터 시스템
증권사별 자사주 비중 / 사진=KRX 정보데이터 시스템

기업공시채널 KIND(카인드)를 통해 확인한 결과 부국증권은 지난 2012년 이후 단 한번도 자사주를 소각한 적이 없었다. 다만 지난 몇년간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했다.

지난 2011년 311만주(30%)였던 부국증권의 자사주 보통주는 지난 2013년 352만주(33.9%)까지 늘었다. 이어 2018년 1분기 443만주(42.73%)를 기록한 뒤 같은 양을 유지하는 중이다.

부국증권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 소각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으로 주주환원으로 인정된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격적으로 시행하며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으면 주가 부양효과가 제한적인데다가 오히려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수단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사의 주주총회 평균 출석 주식수가 전체 주식 대비 70% 내외라 자사주와 대주주 지분을 합쳐 30%만 넘어도 지배력을 공고히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도 “발행주식수의 4분의1만 돼도 보통결의가 가능하고, 특별결의도 3분의1만 있으면 가능하다”며 “자사주, 대주주 합산 지분율이 70%를 넘어서면 실질적인 지배력에 대한 위협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부국증권 김 회장 지분에 자사주를 합하면 지분율은 71.25%에 달한다. 김 회장은 부국증권 이사직을 맡는 등 경영일선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다만 지난달 25일 최대주주 지분 변동내역을 공시하며 김 회장은 주식 보유목적으로 ‘경영권 영향’을 기재했다. 구체적으로는 이사·감사 선임 해임, 회사의 자본금 변경 등이 해당한다.

게다가 김 회장의 장남인 김상윤씨는 부국증권 자회사인 유리자산운용에서 지난 2019년부터 부사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3월 연임돼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유리자산운용은 부국증권이 지분 99.9%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일각에서는 오너일가가 더 많은 배당금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에는 배당이 부여되지 않는데 이에 따라 배당총액이 늘어나면 최대주주는 실제 지분율보다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월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부국증권은 총액 135억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보통주에 1500원, 우선주에 1550원을 배당했다. 김 회장 등 오너가가 보유한 주식수에 이를 곱하면 오너가가 받게 되는 배당 총액은 49억6400만원으로 전체 배당수익의 36% 수준이다. 부국증권 오너가의 보통주 비중은 28.53%, 우선주 비중은 11.33%다.

한편 부국증권의 연결기준 현금배당 성향은 지난해 23.56%, 지난 2022년 31.91%, 2021년 18.61%로 두자리수를 유지하고 있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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