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흥캠퍼스 ‘8인치(지름 200㎜) 생산라인’이 감산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첫 타깃으로 설정한 라인이다. 이곳 파업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감산이 불가피해졌고, 결과적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이란 노조 측의 주장이다.
12일 전삼노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8인치 라인은 파업에 참여한 임직원이 급증하자 일부 감산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삼노 ‘삼성 8인치 파업 참여자 토론방’에 따르면 8인치 6·7·8라인 일부 룸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 감산을 진행 중이다.
12일 오후 3시쯤 삼성 8인치 파업 참여자 토론방 인원은 780명을 넘겼다. 토론방 인원 모두가 파업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 수백명이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추정된다.
토론방에서는 “8인치 6·7·8라인은 한개 룸이 전체 파업하는 곳도 있고 과반 참여 룸도 많아 이미 감산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인원으로 일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감산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등 8인치 라인의 감산을 기정사실화 한 분위기다.
레거시(구형) 제품으로 불리는 8인치 반도체는 주로 자동차·가전·모바일 등 산업용 반도체 생산에 활용된다. 선단 공정이 아니라 자동화 수준이 낮고, 파업시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어 노조가 제 1타깃으로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10일 1차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8인치 라인은 사람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인원이 빠지면 라인을 세울 수 있어 첫 타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삼노 조합원들은 11일 오전 기흥캠퍼스 8인치 생산라인에 집결해 총파업 동참 홍보 투쟁을 진행했다.
전삼노는 또 무기한 총파업에 동참하는 조합원들에게 무단결근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파업 근태를 사전에 알릴 경우 회사가 대응할 수 있으니 생산 차질을 최대한 발생시키기 위한 집행부의 꼼수다.
노조의 다음 타깃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전삼노는 12일 오전 11시 30분부터 경기 평택캠퍼스 HBM 생산라인 식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3시간 동안 HBM 라인 앞에서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파업 동참을 요청했다.
삼성전자 측은 우려할 만한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파업으로 인한 결원에 대해선 대체 인력을 투입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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