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조원 규모 출자 사업을 두고 적격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8개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이날 프리젠테이션(PT) 경쟁을 펼친다. 고금리로 적잖은 운용사들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어 각 운용사들이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신사동에 있는 서울남부지역본부에서 국내 PEF 출자 사업 경쟁 PT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PT 평가 점수를 바탕으로 총 4개 운용사를 선정해 최대 1조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각 운용사는 1500억원에서 3500억원의 출자금을 자율 제안했다.
국민연금은 출자 사업에 지원한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1차 심사를 마치고 숏리스트를 지난 1일 통보했다. 선발된 운용사는 ▲MBK파트너스 ▲VIG파트너스 ▲JKL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프리미어파트너스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다.
우선 MBK파트너스의 경우 타 운용사와 투자 규모나 실적이 우위에 있는 만큼 선정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자금 경색으로 출자자(LP)들도 보수적 기조를 보이고 있어 대형사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LP들도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가져가고 있다”며 “MBK 등 대형 운용사가 실적이나 규모 면에서 출자 부담이 덜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MBK 유력… 남은 3자리 두고 각축전
결국 남은 3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운용사 규모나 투자 방식 등을 고려하면 VIG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가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에 주력하는 두 운용사는 최근 투자금 회수에 고삐를 죄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최근 프리드라이프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창호업체 윈체와 식자재 유통기업 푸디스트 매각도 성공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매각이 다소 더딘 상황이지만, 티웨이항공 지분 절반을 매각했다.
소수 지분 투자를 주력으로 해온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프랙시스캐피탈,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도 같은 그룹으로 분류된다. 세 운용사는 최근 진행된 출자 사업을 고루 따내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공무원연금 중형 PE에는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산업은행 2차 성장지원펀드 중형 부문에는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가 선정됐다.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와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앞서 언급된 운용사들에 비해 인지도 면에서 다소 열위에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출자 사업에 자주 이름을 올리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선정 가능성은 낮지만 연금 내에서 기회를 고르게 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이변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IB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두 운용사 모두 다른 연기금과 공제회 출자 사업을 연이어 따낼 정도로 실력이 있는 운용사들”이라며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대형 PE 쏠림 현상이 심한 만큼 연금이 대승적 선택을 해줬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출자 사업 결과가 이날 통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운용사들에 대한 기본적인 평가는 끝났고, PT 결과만 집계하면 순위가 나올 것”이라며 “시간을 끌어봤자 청탁 등 여러모로 피곤해지기 때문에 실무자들 입장에선 빠르게 발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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