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달러에 158.77~158.85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 엔화는 일시 1달러=157엔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이다.
간다 마사토(神田眞人)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아침 기자들에게 시장 개입에 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확인을 피했다. 다만 간다 재무관은 엔화 급상승에는 “이제까지 엔저 움직임이 기묘했다”며 “엔저 진행이 투기가 아닌가하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발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전날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해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강해진 것과 관련해 시장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환율 개입 관측이 부상하고 있다”며 “미국의 달러 강세 압력이 약해진 시점에 일본이 기습 엔저 수정을 단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실시한 대규모 개입으로 잠시 주춤하던 엔화 가치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인다. 미국 CPI 하락으로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달러 매도세가 나타나 엔화 매도 행렬이 이어지는 것이다.
최근 금리를 인하한 유럽중앙은행(ECB)과 금리차가 큰 점도 엔화 가치를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지난 5일 유럽 기준금리는 4.5%에서 4.25%로 내렸으나, 0~0.1%인 일본 금리와는 여전히 4% 이상 차이가 난다. 엔/파운드도 202.95엔으로 2008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을 야기시킬 경제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에서도 새로운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로 해외자산 투자가 늘어나며 지속적인 엔 매도세가 이어질 전망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슈퍼 엔저 영향에 일본에 여행을 가는 한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 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올해 1~6월 일본 노선 여객 수는 1217만6827명으로 일본 여행객이 가장 많던 2019년 상반기 1122만788명을 추월했다. 지난해 동기 846만7898명과 비교해도 43.8% 증가한 수치다.
지난 1~5월 사이 한국과 일본을 오간 항공 여객 수는 1020만 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4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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