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0개 미리 채우고 마음 편하게 하려고…”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은 전반기 내내 도루에 관심이 많지만,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도루가 체력관리 및 부상 예방에 리스크가 있는 건 사실이다. 더구나 데뷔 후 2년간 크고 작은 부상이 적지 않았다.
그랬던 김도영이 올스타전을 앞두고 도루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30개를 채우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고 했다. 실제 김도영은 6월2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11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최근 10경기서 5개의 도루를 추가했다. 시즌 27도루.
1997년 이종범, 1999년 이병규, 제이 데이비스, 홍현우, 2000년 박재홍, 2015년 에릭 테임즈에 이어 역대 7번째 3할-30홈런-30도루는 시간문제다. 김도영은 11일까지 타율 0.339 23홈런 27도루다. 마음먹고 뛰니 2경기에 1도루는 식은 죽 먹기다. 타격을 보면 3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홈런도 7개 추가는 거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2015년 테임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 40-40에 성공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쉽게 답을 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MBC스포츠 박정권 해설위원은 11일 잠실 KIA-LG전 직후 방영된 자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서 끝내 확답을 하지 않았다. 40도루는 거뜬하다고 봤고, 언젠가 40-40도 하겠지만, 올 시즌 40홈런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었다.
KIA는 58경기를 남겨뒀다. 김도영이 40홈런을 치르면 지금부터 17홈런을 추가해야 한다. 김도영이 58경기 모두 출전해 4타수씩 추가한다고 가정하면, 13.6타수당 1홈런을 쳐야 40홈런을 돌파할 수 있다. 3~4경기당 1홈런이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홈런은 치고 싶다고 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올 시즌 김도영은 84경기, 333타수를 소화하며 23홈런을 쳤다. 10.4타수당 1홈런을 쳤다. 앞으로 이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22.3홈런을 추가, 시즌 45홈런이 가능하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시즌 내내 같은 페이스로 홈런을 치지는 못한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잔여일정 소화기간에는 경기 스케줄이 불규칙한 것도 감안해야 한다.
어쨌든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KBO 역사에 국내선수 40-40을 김도영이 가장 먼저 달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KIA 팬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면 될 듯하다. 오히려 김도영이 후반기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또 다른 이정표는 구단 단일시즌 최다홈런이다.
현재 타이거즈 단일시즌 최다홈런은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의 40홈런이다. KIA 시절로 한정하면 2009년 김상현의 36홈런. 김도영이 앞으로 14홈런만 더하면 15년만에 김상현을 넘어설 수 있다. 2009년 김상현은 해당 시즌 초반 LG 트윈스에서 트레이드 된 뒤 미친 듯한 활약으로 KIA를 통합우승으로 이끌고 정규시즌 MVP를 따냈다. 당시 121경기서 타율 0.315 36홈런 127타점 OPS 1.011. 자신의 커리어하이시즌이기도 했다.
타이거즈 30홈런타자도 그렇게 많지 않다. 1988년 김성한을(30홈런) 시작으로 1997년 이종범(30홈런),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40홈런), 홍현우(34홈런), 양준혁(32홈런), 2009년 최희섭(33홈런), 2016년 이범호(33홈런), 2020년 프레스턴 터커(32홈런) 등 8명이다. 김도영이 타이거즈 대선배들과 어깨를 또 다시 나란히 할 날이 다가온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