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이미 수 년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는 ‘AI PC’로의 여정을 진행해 왔다.”
제프리 옌(Jeffrey Yen) 엔비디아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테크니컬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는 11일 서울 강남구 엔비디아 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이와 같이 말하며 지포스 RTX 시리즈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착된 ‘RTX AI PC’가 1억대 이상이 보급됐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이 ‘RTX AI PC’에 대해 AI 기술을 활용하는 ‘지포스 RTX GPU가 장착된 PC’라고 정의하며, 지포스 RTX 20 시리즈 GPU가 처음 선보인 2018년 이후 6년간 이미 1억대 이상의 ‘RTX AI PC’가 시장에 보급됐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를 기반으로, 현재 시장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AI PC’ 관련 기준과 별개로 고성능 GPU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제시한다는 입장이다.
제프리 옌 디렉터는 “이미 엔비디아는 PC에서의 AI 활용에 대해 ‘지포스 RTX’ 시리즈 GPU 발표 이후 6년여간 다양한 시도를 선보여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포스 RTX 시리즈 GPU에서 지원하는 게이밍을 위한 AI 기술 활용의 좋은 예로 DLSS(Deep Learning Super Sampling) 기술 등이 있다. 엔비디아는 게이밍을 위한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게이밍 이외에도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 AI 활용을 지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PC에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AI 가속기’ 생태계는 크게 프로세서와 플랫폼에 통합된 ‘신경망처리장치(NPU)’, PC와 워크스테이션 수준에서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대규모의 AI 처리에 특화된 ‘데이터센터 GPU’ 정도로 나뉜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영역은 모두 각자의 특징과 장점이 있어, 향후에는 세 종류의 하드웨어가 각자의 영역에서 골고루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프리 옌 디렉터는 “이미 지포스 RTX GPU를 장착하고 있는 모든 PC는 기본적으로 ‘RTX AI PC’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미 지포스 RTX GPU를 탑재한 ‘RTX AI 노트북’은 200개 이상 모델이 선보이고 있고, 이미 1억대 이상의 ‘RTX AI PC’가 시장에 보급돼 있다”고 소개했다.
PC에서의 AI 활용 생태계를 넓히는 데 있어서 핵심은 ‘소프트웨어’인데, 잘 알려진 ‘파운데이션 모델’은 PC수준의 디바이스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모델 크기를 줄이고 최적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엔비디아는 개발자가 AI 모델을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는 데 겪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AI 워크벤치(AI Workbench)’를 소개했다. 이 ‘AI 워크벤치’는 모델 최적화와 배포 과정의 복잡성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도구들이 포함됐으며, 이를 활용해 PC 수준에서 원활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AI 모델을 줄이면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제시했다.
또한 ‘AI 인퍼런스 매니저(AIM: AI Inference Manager)’ SDK(Software Development Kit)는 다양한 AI 관련 기술과 하드웨어를 연결하는 간편한 방법을 제공해, 다양한 기술이 연결된 복잡한 구성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이 기술은 다양한 ‘기술’의 연결 뿐만 아니라, PC에서의 AI 모델 구동과 클라우드 기반 AI 모델 구동 간 ‘하이브리드’ 환경의 자동 조율까지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엔비디아의 ACE(Avatar Cloud Engine) 기술 또한 지속적인 발전을 선보이고 있다. 이 기술은 자동 음성 인식(ASR), 텍스트 음성 변환(TTS), 소규모 언어모델(SLM), 오디오 소스로 게임 캐릭터의 얼굴 애니메이션을 생성하는 기술 등이 적용되며, PC와 클라우드 모두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구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제프리 옌 디렉터는 “엔비디아 ACE 기술은 이미 기술 데모 수준을 넘어, 파트너 생태계에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나오는 게임들은 예전보다 더 정교하고 복잡한 세계관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게이머가 게임을 즐기기 위해 알아야 할 정보도 더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비디아가 소개한 ‘프로젝트 G-어시스트(G-Assist)’는 복잡한 최신 게임에서 게이머들이 느끼는 진입 장벽을 줄여주는 기술로, 게임 관련 정보 사이트나 제작사가 제공한 정보를 거대언어모델과 결합해, 게임 중 사용자를 지원하는 ‘어시스턴트’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제프리 옌 디렉터는 “이 기술을 활용해 롤플레잉게임(RPG)에서 필요에 따라 게임 진행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최적의 진행을 위한 조언을 얻거나, PC 성능 최적화에 대한 조언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이 기능은 게임과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프리 옌 디렉터는 “이 아이디어는 이미 몇 년 전 만우절 이벤트로 소개된 바 있는데, 준비 자체는 비교적 최근부터 진행됐다. 실제 구현에 대한 일정 등은 미정이다”라고 밝히며, “이 기능은 RPG 등에서 게이머를 돕기 위한 목적이다. 현재 단계에서 이 기술이 게임 상에서 ‘치팅’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비디아는 최근 새로운 DLSS 지원 게임으로 ‘스타워즈 아웃로(Star Wars Outlaws)’가 DLSS 3.5를, ‘마블 라이벌즈(Marvel Rivals)’가 DLSS 3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오래된 고전 게임을 레이 트레이싱과 AI를 활용해 리마스터링 할 수 있게 하는 ‘RTX 리믹스’ 도구는 현재 런타임을 오픈소스화 했고, ‘RTX 리믹스 툴킷’과 ‘런타임 SDK’, 툴킷 REST API’ 등도 오픈소스로 공개될 것이라 밝혔다. 이와 함께, ‘RTX 리믹스 API’가 ‘컴피UI(CompyUI)’와 통합돼,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해상도 텍스처를 생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기술을 사용해 저해상도 비디오의 품질을 높이는 ‘RTX 비디오’ 기술은 이제 구글 크롬과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모질라 파이어폭스 등 주요 웹 브라우저 뿐만 아니라 오픈소스 동영상 프로그램인 VLC 미디어 플레이어에서도 지원된다. 또한 ‘다빈치 리졸브(DaVinci Resolve)’에서도 RTX 비디오가 지원돼, 편집 과정에서 품질 향상과 사진이나 영상을 보다 사실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HDR(하이 다이나믹 레인지) 적용 등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됐다.
최신 고성능 지포스 RTX 시리즈 그래픽카드들의 경우 만만치 않은 ‘크기’에 따른 물리적 호환성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작은 크기의 PC에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장착하고자 하는 경우 탑재할 수 있는 제품이 마땅치 않다.
이에 대해서도 엔비디아는 ‘SFF(Small Form Factor)-지원’ 고성능 카드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그래픽카드 제조사와 케이스 제조사들에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 가이드라인은 ‘길이 304mm, 높이 151mm, 두께 2.5슬롯(50mm)’로, 현재 주요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에서 이 규격 내에서 지포스 RTX 4070, 4080 시리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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