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이달 들어 단 한 번의 하락 없이 상승과 보합을 거듭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는 올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실적 전망이 공개된 영향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최대 12만원까지 줄줄이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8만7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초 8만1800원에서 7.33% 오름세를 시현했다. 지난 8일에는 장 초반 8만8600원까지 치솟으며 2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같은 주가 상승세는 올 2분기 호실적의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개장 직전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올 2분기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인 8조6000억원을 대폭 상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 및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예상보다 더 크게 반영돼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개선 폭이 기대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긍정적인 실적은 환율과 SDC 고객사들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단가상승, 메모리 판가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이 컸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사이클 수혜 강도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그동안 받았던 디스카운트 요인들이 해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에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 눈높이를 상향 조정했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으로 각각 기존 10만원,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조정했다. 이외에도 하나증권 11만7000원, 현대차증권·유안타증권이 11만원으로 올렸다.
투자업계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의 추가 모멘텀은 HBM 공급 본격화 시점으로 내다본다.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삼성전자의 HBM 공급이 이뤄질 경우 주가 상승 트리거가 될 것이란 평가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중 엔비디아향 공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고객사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BM 공급 업체를 늘리고 싶어 하고 있어 삼성전자엔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올 연간 영업이익을 40조300억원에서 47조30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메모리 부문 가격 가정을 상향하고, 비메모리 부문 적자도 기존 대비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 영향이다.
김 연구원은 “D램과 낸드 모두 타이트한 수급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감익에서 전년 동기 수준의 영업이익으로 상향 조정한다. 북미 고객사향 중형 패널의 원활한 공급으로 인해 실적 증가 여력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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