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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인허가, 10개 부처 30종 필요…절차 뜯어고칠 것” [2024 에너지전략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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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인허가, 10개 부처 30종 필요…절차 뜯어고칠 것” [2024 에너지전략포럼]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에너지전략포럼에 참석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해상풍력 인허가, 10개 부처 30종 필요…절차 뜯어고칠 것” [2024 에너지전략포럼]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에너지전략포럼에 참석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태양광에 편중된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다양화를 위해 10개 부처로 다원화된 해상풍력 인허가 30종에 대한 창구 간소화를 시사했다. 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배후 항만을 확보하고 초대형 설치선을 건조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와 더불어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특화 펀드 조성 등 활성화 방안 또한 제시했다.

최 차관은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넷 제로 시대, 해상풍력이 답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제19회 에너지전략포럼의 기조연설에서 규제 완화, 인프라 구축, 장기 투자 등 ‘3종 세트’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해상풍력이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발전원 중 하나인 만큼 정부의 총력 지원을 통해 글로벌 선도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한 것이다.

최 차관은 “해상풍력은 현재 연평균으로 따지면 28% 정도 설비가 확대되고 있다”며 “2033년에는 2023년(75GW)의 6배(486GW)까지 물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풍력이 이처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시간 제약 없이 밤낮으로 운영할 수 있어 태양광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어서다. 그는 “산업 측면에서 보더라도 해상풍력에 들어가는 조선·철강·플랜트 등 기자재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어 공급망 등 국내 산업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해상풍력이 실제 보급으로 이어지기까지 놓여 있는 장애물이 만만찮다는 점이다. 어업인의 동의를 받아야 할 뿐 아니라 선박이 다니는 항로와 겹치지 않아야 하며 습지·철새 등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군의 작전 수행에 지장이 없어야 한다. 이렇다 보니 단계별로 인허가권자가 다를 뿐 아니라 서로 얽히고설켜 있다. 우선 공유수면 점용 사용 인허가 주체는 지방해양수산청과 각 지방자치단체다.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공사를 위해서는 해양수산부·환경부·행정안전부·국방부·문화재청·해양경찰청 등 다양한 기관의 승인 또한 얻어야 한다. 상업운전을 개시하려면 산업부가 승인을 내줘야 한다. 사업과 관련한 인허가만 30종, 소관 부처도 10곳에 달해 행정 비용과 시간이 막대하게 늘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해상풍력 사업자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심각한 비효율을 직면하게 된다. 이는 해상풍력 개발 과정에 맞는 통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부는 국회의 통합법(해상풍력특별법) 제정 노력을 도와 해상풍력 업계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입장이다. 최 차관은 “정부 부처 간, 지자체 간 이견이 있다”면서도 이를 좁히는 데 산업부가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해상풍력 인허가, 10개 부처 30종 필요…절차 뜯어고칠 것” [2024 에너지전략포럼]

정부는 해상풍력 인프라 지원 역시 확대할 방침이다. 최 차관은 “정부 차원에서 해상풍력 전용 항만을 개발하겠다”며 “해상풍력을 설치하는 데 가장 필수적 요소인 초대형 선박 건조도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해상풍력 지원 항만은 사실상 목포신항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배후 부지와 선석(정박 장소) 등 규모 면에서 국내 해상풍력 보급 일정을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 한 기당 수백 톤에 이르는 터빈 수십 개로 이뤄진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적기에 구축되려면 조립과 운송을 위한 전용 항만이 필요하다. 또 운송과 설치를 일괄처리할 수 있는 초대형 해상풍력 설치선을 갖춰야 한다. 최 차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용 항만과 설치선 건조 등을 돕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해상풍력과 관련 금융 조달 체계 또한 확충하기로 했다. 최 차관은 “국책은행을 통해 재생에너지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며 “여러 민간 금융기관과 협조해 금융 기반이 더 확보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산업은행은 5대 시중은행과 손잡고 올해 상반기 1조 2600억 원 규모의 1단계 미래에너지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2030년까지 총 9조 원 규모로 6개의 단계별 펀드가 조성될 예정이다. 1~3단계는 각각 1조 2600억 원, 4~5단계는 각각 2조 6100억 원의 출자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국내 해상풍력 부품별 공급망을 강화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정부가 주도하는 경쟁입찰 시장으로의 전환도 모색하기로 했다. 최 차관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맞춰 2038년까지 35.6%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하려면 매년 6.6GW(기가와트) 이상의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해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상향식 제도로는 이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정부 주도의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입찰 시장을 변화시키고 제도를 개선해나갈 예정”이라며 “입찰 시장에서는 국내 공급망 및 유지보수(O&M)와 같은 부분이 정성적 평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산업부는 이달 중 풍력 고정 가격 경쟁입찰제도 개편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 차관은 기조 연설 말미에 주민 수용성과 관련해 당부의 말을 남겼다. 그는 “지역 주민과 환경 단체의 반대 등으로 사업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비용이 지속해서 증가한다”며 “생산하는 전력은 국민이 모두 이용하기에 발전단가를 낮출 수 있도록 협조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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