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채널 전쟁이 재점화됐다. 업황 악화로 고전하는 TV홈쇼핑 업체들이 겸영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채널을 전진 배치해 활로를 모색하면서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은 오는 12일 KT 채널 개편을 통해 겸영 T커머스인 ‘GS마이샵’ 채널 번호를 기존 28번에서 0번으로 이동한다. 자리가 빈 28번은 기존 36번이었던 현대홈쇼핑 T커머스 채널 ‘현대홈쇼핑플러스샵’이 이동한다.
이번 채널 변동은 정기 개편이 아닌 수시 개편이다. 올해 GS홈쇼핑·현대홈쇼핑과 KT 간 송출수수료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의미한다.
GS홈쇼핑이 T커머스 채널을 0번에 배치한 것은 채널을 돌리다 상품을 구매하는 ‘재핑 효과’ 때문이다. KT를 포함해 IPTV 3사는 초기 시작 채널을 900번 후반대로 설정하고 있다. 900번 후반대에서 채널을 뒤로 돌리면 다시 0번부터 시작하는 구조가 된다. 채널 번호를 직접 누르지 않는 한 시청률이 높은 1~20번대 주요 채널을 진입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자리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0번 채널 송출수수료 규모를 200억원 초반대로 보고 있다. T커머스 단독 사업자 채널이 자리한 10번대~20번대 채널 다음으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GS홈쇼핑 입장에서는 취급고 확대를 위해 송출수수료 증가를 감수하고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 같은 GS홈쇼핑 행보에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홈쇼핑 시장 성장세가 꺾이면서 과거와 같은 채널 변경을 과감하게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 채널 배치가 공고히 유지되는 가운데 T커머스 채널을 활용해 차선책인 0번을 차지한 것은 공세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겸영 T커머스 채널 변경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CJ온스타일과 롯데홈쇼핑은 LG헬로비전에서 T커머스 채널 ‘CJ온스타일플러스’와 ‘롯데원티비'(롯데one TV) 자리를 맞바꿨다. CJ온스타일플러스가 기존 26번에서 28번으로 이동하고 기존 28번이었던 롯데원티비가 26번으로 옮겼다. CJ온스타일의 경우 지난해 말 SK브로드밴드 Btv에서 T커머스 채널을 2번으로 앞당기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진행 중인 LG유플러스 송출수수료 협상에도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 0번 자리가 올해 수수료 협상 카드로 올라왔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 또한 경쟁사와 같이 겸영 T커머스 채널을 전방에 배치해 취급고 확대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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