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상장기업 28곳 평균 수익률 -31.67%
지나치게 긍정적인 미래 영업실적 추정에 고평가 지적
금감원, 지난해 관련 제도 개선…상대 가치 활용도 제고는 논의 중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이 상장 후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합병 과정에서 지나치게 고평가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국 역시 고평가 논란을 인지하고 지난해 말 회계법인 평가 이력 등을 기재하게 하는 등 공시를 강화하고, 상대가치 활용도를 높이는 등 규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부분적으로만 이뤄진 상태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스팩 합병 상장 기업은 총 28곳이다. 9일 기준 28곳의 기준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31.67%다. 현재 주가가 기준가보다 높은 기업은 라이콤(96.68%), 에스피소프트(28.54%), 한빛레이저(3.08%) 3곳에 불과하다.
이러한 스팩 상장 기업들의 고전은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하는 기업들의 자산가치 및 미래 영업실적 등을 근거로 정해지는 기준가가 실제 시장이 판단하는 기업가치보다 높게 설정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팩상장 기업의 가치산정은 현재 자산가치와 현금흐름할인법(DCF) 등을 통한 미래 영업실적 수익가치 등을 가중평균해서 이뤄진다. 현재 자산가치는 비교적 변동성이 없으나 미래 영업실적이 추정에 기반을 둬 산출되다 보니 지나치게 긍정적인 전망치가 나온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상장한 스팩상장 기업 139곳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실제치에 평균 58.7% 못 미쳤다. 84.1%의 기업이 영업이익 추정치에 미달하는 실제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을 올해 1분기 중 개정해 회계법인의 스팩 상장 기업 외부평가 이력 및 타 업무 수임 내역을 증권신고서 공시항목으로 추가해 스팩 상장 기업의 영업실적 사후정보가 충실히 공시되도록 작성양식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DCF 등 기존 가치산정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유사기업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활용하는 등 상대가치 활용도가 높아지도록 올해 상반기 중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 개정은 계획대로 이뤄져 현재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더욱 근원적으로 기업 고평가를 방지할 방안인 상대가치 활용도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은 아직 미지수인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대가치 활용도 제고와 관련해서는 논의를 진행 중이나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추진 중 우려의 목소리도 나와서 이를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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