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와 관련한 피해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 역시 이에 대한 준비로 바쁘지만, 덩달아 바쁜 곳이 보험사다. 온열질환 및 농작물 피해에 대비한 상품을 내놓고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해 열심히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10일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7~9월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 여름 기온은 79~83% 확률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봄철 티베트 지역 눈덮임이 감소하면서 국내 기온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온도가 상승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 맑은 날이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태양 복사량 증가 및 단열 효과로 무더운 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온열질환(일사병·열사병) 발생에 따른 추가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1358명으로 이중 18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른 온열질환 관련 보험금 청구건도 매년 증가 추세다. 2021년 24건 수준이던 온열질환 관련 보험금 청구건은 2023년 38건으로 58% 증가했다.
대표적인 온열질환 대비 상품으로는 삼성화재의 ‘계절맞춤 미니보험’이 있다. 해당 상품은 레저와 스포츠 상해사고를 주로 보장하는데, 폭염경보가 잦은 여름에 맞춰 온열질환 보장을 포함했다.
만 19세부터 만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1일부터 최대 30일까지 보험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38세 상해 1급 남성 기준으로 하루에 1670원, 1개월에 1만3410원을 납부하면 온열질환 진단비 30만원을 보장해준다.
온열질환의 대표적 피해 대상에는 농업인이 있다. 이를 위해 NH농협생명은 이달부터 농(임)업인NH안전보험에 가입한 전국 95만 농업인 대상으로 온열질환 관련 보험금 전담 심사자를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보험료 50%이상을 정부가 지원해줘 가입자 부담을 덜었다. 성별, 연령 구분없이 단일보험료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이번 조치로 심사부터 지급까지 전담 심사자를 통해 보상 처리가 이뤄져 보험금 지급기일이 24시간 이내로 대폭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3영업일 내 지급되던 보험금을 보다 신속하게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여름철 폭염 속에서도 야외에서 농업 활동을 해야 하는 농민의 경우 온열질환에 취약한 환경인 만큼, 가입자 편의를 최대한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기존에는 온열질환 심사 건이 들어오면 담당자가 랜덤으로 배정되는 형태였다”며 “담당자를 지정해서 처리하면 같은 부류의 건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가축재해보험 및 농작물재해보험(밭작물)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축재해보험의 경우 여러 손보사들도 취급하고 있는 상품이지만, NH농협손보가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다.
가축들의 폭염재해보장은 특약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특히 더위에 취약한 가금류(닭·오리·꿩·메추리·타조·거위·관상조)와 돼지가 폭염재해보장 대상이다. 실제로 5개년 가축재해보험 손해액을 살펴보면 돼지와 가금류가 다른 가축에 비해 폭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기상 관측 사상 폭염일수가 가장 길었던 2018년 돼지, 가금류의 손해액은 각각 910억원, 504억원으로 가장 높은 손해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폭염일수가 7.7일로 적었던 2020년 손해액은 각각 283억원과 85억원으로 적었다. 폭염일수와 손해액 간 상관관계가 밀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NH농협손보는 여름철 폭염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농작물 피해도 보상한다. 현재 판매중인 보험 상품은 버섯, 밭작물(콩 ·팥·양상추), 원예시설이다. 해당 상품도 정책보험으로 계약자가 부담하는 보험료 일부를 정부와 지자체가 보장해준다.
각 품목 판매기간은 작물의 판매시기에 따라 결정된다. 보험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폭염, 태풍(강풍), 호우 등으로 인해 입은 피해를 투입된 생산비 및 작물의 피해율에 따라 보상해 준다. 밭작물의 경우 비닐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재배하는 작물만 가입 가능하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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