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코빙턴시 앱솔릭스를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담긴 행보다. 최 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만난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직접 앱솔릭스 유리기판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설립된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기판 제조사 앱솔릭스는 최근 공장을 완공하고 시운전에 착수했다. 앱솔릭스는 하반기 고객사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로 유리기판을 사용하면 반도체 기판을 보다 얇게 만들 수 있다. 유리기판은 반도체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소모를 크게 개선한다. 최근 AI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전력 사용량이 큰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23일 반도체법에 따라 앱솔릭스에 7500만달러(약 1020억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원 대상은 세계 최초 유리기판 양산 공장인 앱솔릭스 코빙턴 유리기판 제1공장이다. 이는 반도체 칩 제조사를 제외한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는 첫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 사례다.
미국은 2022년 반도체법을 제정해 2026년까지 527억달러(약 70조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자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 195억달러(약 26조원)를 지원하기도 했다. 일본은 경제안보강화법을 제정하고 구마모토현에 대만 TSMC 반도체 공장을 유치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의 반도체 지원 정책은 다른 반도체 경쟁국들에 비해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규모 차이를 배제하더라도 한국의 지원은 시설투자 세액공제, 172조원 규모 저리 대출 등 간접 지원 위주다. 실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인프라 유출이 우려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SKC 말고도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만들고 있다”며 “핵심 기술이 유출되지는 않더라도 설비나 인력 측면에서 유출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반도체 지원 정책의 목적 자체가 다르다”며 “한국은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반면 미국이나 일본은 해외 글로벌 기업을 자국 내 유치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 반도체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기업 입장에서도 미국 내 공장을 만드는 것이 유리한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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