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은 올해 2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Ⅱ’(MSAM-Ⅱ, 천궁-Ⅱ)에 다기능레이다(MFR)를 공급한다고 9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8억6680만달러(1조2000억원)로 한화시스템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두 번째 조 단위 대규모 수출을 이어가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미사일 요격체계 기술은 소수의 선진국만 보유하고 있다. 천궁으로 더 잘 알려진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자산으로 지상에서 공중의 적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요격해 ‘한국형 패트리어트(Patriot)’로 불린다.
천궁-Ⅱ 요격 미사일 체계의 핵심인 한화시스템 다기능레이다는 모든 방향에서 접근하는 적 전투기 외에도 탄도미사일까지 동시 탐지·추적할 수 있다. 여러 대의 레이다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탐지·추적·피아식별 ▲재밍(jamming, 전파방해) 대응 ▲유도탄 포착·추적·교신 등 교전기능 복합 임무를 3차원 위상배열 레이다로 한번에 수행한다.
한화시스템 천궁-Ⅱ MFR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해 2020년 전력화를 마쳤으며 천궁 MFR 성능개량형(천궁-Ⅱ MFR)을 공급하고 있다. 천궁 중동 수출형은 능동위상배열 레이다(AESA)를 탑재해 탐지·추적 성능을 향상시키고 사막의 고온과 모래먼지 등을 고려해 개발됐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UAE 수출을 통해 확보한 M-SAM MFR 수출 모델을 사우디아라비아의 환경 조건과 요구에 맞게 보다 개량한 후 공급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는 천궁-Ⅱ는 32억달러(4조2700억) 규모며 1개 포대는 다기능레이다, 수직발사대, 교전통제소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 한화시스템은 다기능 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대를 공급한다.
박혁 한화시스템 감시정찰부문 사업대표는 “레이다는 무기체계 전체 예산의 30~35%를 차지하고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서도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핵심 장비다”며 “한화시스템은 AESA 레이다를 포함한 다기능레이다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낸 역량을 바탕으로 다변화 하는 대공 위협에 완벽히 대응할 수 있는 멀티미션 레이다(Multi-Mission Radar)로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시스템은 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도 대한민국 무기체계 우수성을 대표하는 최첨단 레이다를 공급하며 K-방산 수출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며 “중동·유럽·동남아 등 다양한 지역에 경량형 AESA 레이다·해양 무인체계 등 신기술을 적용한 미래 무기체계까지 수출 품목을 확대하며 해외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질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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