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놓고 벌이는 유료방송과 홈쇼핑 사업자 간 갈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거질 전망이다. 홈쇼핑 사업자들은 지난해 송출수수료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인하를 요구한 반면, 유료방송업계는 온라인·모바일 매출이 송출수수료 산정 때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관련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위성방송과 인터넷(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와 홈쇼핑 사업자 간 2024년도 송출수수료 협상이 한창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협상도 순탄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등 채널 사용자가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주는 이용료다. 유료방송 사업자의 주요 매출원이기도 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간한 ‘2023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을 보면, 지난해 방송사업 매출액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은 케이블TV 42.2%, 위성방송 36%, IPTV 30.8%였다. 모두 해가 갈수록 증가 추세다.
홈쇼핑 사업자들은 송출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3일 한국TV홈쇼핑협회가 발간한 ‘2023 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TV홈쇼핑 주요 7개 업체가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낸 수수료는 1조9375억원으로 전체 방송 매출의 71%를 차지했다. 이들은 전체 판매수수료 중 송출수수료가 55.6%에 달한다며 부담이 크다고 호소한다.
양측 간 수수료 갈등은 지난해에도 잇따랐다. 현대·롯데홈쇼핑과 CJ온스타일 등이 LG헬로비전·KT스카이라이프·딜라이브 등에 송출 중단을 통보했다. 막판 극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수수료 협상이 매년 진행되는 만큼 올해 하반기에도 유사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유료방송업계는 홈쇼핑 사업자의 온라인·모바일 매출을 방송 매출에 포함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홈쇼핑 사업자들이 QR코드나 카카오톡 채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청자에게 온라인·모바일 결제를 유도하는데 이 역시 사실상 방송 매출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정윤재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7월 31일~8월 6일 홈쇼핑 방송 1341개 중 CJ온스타일·GS샵·공영홈쇼핑 등은 모든 방송 꼭지에 최소 1개 이상의 방식으로 온라인 결제 유도를 진행했다. NS·롯데·현대홈쇼핑 등도 95% 이상이 온라인·모바일 결제를 유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3월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획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중재에 나섰지만, 여기서도 온라인·모바일에서 판매된 방송 상품 매출 산정 기준에 대해서는 사업자 간 합의에 맡겼다. 업계는 정부 차원에서 반영 비중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모바일 매출의 적정한 반영 수준에 대한 사업자 간 이견이 큰 상황”이라며 “TV홈쇼핑 방송 시청 중 온라인·모바일 결제로 이동하는 정량적 비율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한 매출액 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연평균 8% 증가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IPTV 증가분이고, 케이블·위성방송은 4~5년 전과 유사하다”며 “현재로서는 개별 사업자 협상력에 따라 반영 수준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좀 더 구속력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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