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에 불과한 뇌세포 돌연변이로도 뇌전증(간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이정호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뇌세포 특이적 돌연변이(뇌 체성 모자이시즘)에 의한 소아 난치성 뇌전증 동물모델과 환자 뇌 조직 연구를 통해 극미량 돌연변이 신경세포로도 뇌전증 발작이 일어날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얼마나 적은 수의 세포에서 특정 유전자 모자이시즘(돌연변이)이 누적됐을 때 전체 뇌 기능 이상을 유도하는 질환 발생으로 이어지는 지를 살펴봤다. 실험용 쥐의 뇌 조직에 뇌전증 유발 체성 모자이시즘을 유발한 결과, 8000~9000개 상당 돌연변이 신경세포가 나타날 때부터 뇌전증 발작이 발생했다.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뇌 조직 검사에선 0.07% 상당 뇌전증 유발 돌연변이를 관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수술에 이르는 난치성 뇌전증의 유전적 정밀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난치성 신경정신의학적 질환들이 뇌 발생·분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극소량의 미세 돌연변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관련 연구 논문은 지난달 국제 학술지 ‘브레인’에 실렸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출신 의사과학자인 논문 제1저자 김진태 박사는 “극미량의 체성 돌연변이라도 뇌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음이 규명했다”며 “난치성 뇌전증 등 유전적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한국연구재단·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성과는 카이스트 교원 창업기업인 소바젠에서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체성 모자이시즘 변이를 목표로 한 혁신 리보핵산(RNA)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