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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커진 금리인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빅5 증권사들의 해외법인 수익은 추가적인 투자자산 평가손실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법인이 투자한 비상장 주식과 부동산 등의 추가 손실 규모와 추가 상각 시점 등이 금리 인하로 인한 보유채권 가치 상승 효과보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올 1분기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은 브로커리지·기업금융(IB)·트레이딩 분야의 성과로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산 평가 손실로 인해 빅5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뒷걸음질쳤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5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1분기 해외법인 세전수익이 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191억) 57%나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677억원의 적자에서 올해 1분기 흑자로 전환한 데는 성공했지만, 해외 투자자산의 평가 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비상장주식, 부동산 등의 평가손실이 홍콩과 런던, 미국 등 법인들의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가장 많은 해외법인 수익을 거뒀던 한국투자증권은 올해도 1분기 순이익 2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15억원) 1380%나 증가했다. 동남아 시장에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했고 미국과 홍콩 등 IB부문의 호실적이 주효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도 홍콩 법인의 실적 상승으로 호실적을 이어갔다. KB증권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52억원)보다 2배 증가한 104억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NH투자증권도 7개 해외법인에서 작년 같은 기간(60억원)보다 40% 상승한 8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삼성증권도 3개 법인에서 순이익이 19억원으로 작년 1분기(17억원)보다 11% 증가했다.
미래에셋을 제외한 4개 증권사가 수익을 거둔 것은 해외법인의 주식거래 대금이 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었고 IB(투자은행), 트레이딩 분야의 호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 하반기는 대체적으로 해외법인의 안정적인 수익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반기 한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면서 해외법인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트레이딩 분야의 경우 금리가 떨어지면 보유채권 가치가 올라가 손익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해외 주식시장 활황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2분기 이후까지도 실적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해외법인의 투자자산 손익 변동성에 따라 실적 흐름이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자산의 경우 공실률 회복과 가격 상승이 내년부터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해외 현지법인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그랩, 엑스, 임파서블푸드 등의 비상장주식의 추가 상각이나 턴어라운드 여부 등에 따라 손익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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