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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탈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95분, 장르에 충실한 재난 생존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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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영화 중 가장 큰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은 재난 생존 스릴러를 표방한다.

영화는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정원’(이선균)이 유학을 떠나는 딸 ‘경민’(이수안)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며 본궤도에 오른다. 심한 안개로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공향대교에서 연쇄추돌 사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군사용 실험견들이 풀려난다.

강한 공격성을 가지고 있는 군견들은 군인은 물론이고 민간인들까지, 상대를 가리지 않고 달려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공포에 질린 이들 사이에는 ‘프로젝트 사일런스’에 참여한 ‘양 박사’(김희원)가 있다. 사고가 발생했다는 무전을 듣고 달려온 렉카 기사 ‘조박’(주지훈)은 엉겁결에 이 사태에 휘말리며 생존을 위한 사투가 벌어진다.

‘프로젝트 사일런스’에 자신의 직속상사이자 강력한 대권 후보인 국가 안보실장 ‘현백’의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정원’은 상황 통솔에 나선다. 사태를 수습하고, 군견들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그의 행동은 ‘경민’과 갈등 지점이 된다.

하지만 금방 수습될 줄 알았던 상황은 계속해서 변수와 마주치고, 자욱한 안개 위 공항대교처럼 사람들의 운명 역시 한치 앞을 모르는 위기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탈출’은 군인조차 작전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힘든 붕괴 직전의 대교 위에서 내내 사건이 전개된다. 칸영화제 프리미어 상영때보다 약 5분가량 줄어든 러닝타임은 속도감 있는 전개라는 결과물로 탄생했다. ‘정원’과 ‘경민’ 부녀가 서사의 중심에 있기는 하지만, 감정적인 부분은 과감히 드러내고 앞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집중한다. 한편으로는 ‘병학’(문성근), ‘순옥’(예수정) 등 주변 캐릭터의 서사들이 사라져 깊은 감정 몰입은 어렵다. 

그럼에도 ‘탈출’은 장르물의 재미에 충실하다. 군견 CG도 완성도로만 보면 아쉬울 수는 있어도, 영화 자체의 관람을 방해하는 수준은 아니다. 영화 전체에서 군견이 해야 하는 역할에 부족함이 없다는 이야기다. 충분히 위협감을 조성하는 데다, 사운드 등 여러가지 효과들로 공포감있는 분위기를 완성했다.

‘조박’, ‘양 박사’ 캐릭터는 외형은 물론 통통튀는 배우들의 연기도 재미를 더한다. 그저 소비하는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지만, 사건의 중심에서 ‘정원’과는 또 다른 지점에서 관객들을 몰입을 유도한다. 프로 골퍼 유라 역의 박주현, 유라의 매니저 미란 역의 박희본도 자신의 캐릭터를 십분 소화해냈다.

그렇다고 크게 장르물의 한계를 벗어나는 영화는 아니다. 이미 관객들에게는 다소 익숙한 구도, 익숙한 전개 방식이 눈에 띄지만 때문에 기대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락적인 요소에 충실한만큼 95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다. 인간과 군견,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갈등 그리고 주인공 ‘정원’의 성장까지 충실하게 담아내며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영화로 탄생했다. 

한편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12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96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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