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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서 밀린 페퍼저축은행, 매각설 까지..부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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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본사/사진=페퍼저축은행 제공
페퍼저축은행 본사/사진=페퍼저축은행 제공

[딜사이트경제TV 심민현 기자] 2017년 이후 저축은행업계 5위권을 지켜온 페퍼저축은행이 지난해 애큐온저축은행에 밀려 6위로 추락한 이후 올해 1분기 실적마저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경쟁사 애큐온저축은행을 비롯한 ‘빅(Big)5’ 저축은행들은 어려운 업황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사 대비 적자 폭을 줄였지만 대형사 중 페퍼저축은행만 유독 두드러진 하항세를 나타냈다. 

게다가 작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탓에 제2금융권을 향한 건전성 관리가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페퍼저축은행은 연체율 마저 두 자릿수를 돌파해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매각설까지 제기되며 ‘삼중고’를 겪고 있다.

페퍼저축, 1분기 379억원 적자…부진 지속

8일 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3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253억원) 대비 126억원 증가했다. 자산 규모 역시 긴축 경영 기조 아래 대폭 줄어든 상태다. 2022년 말 기준 6조2554억원에 달했던 자산은 올해 1분기 3조6797억원으로 40% 감소했다.

페퍼저축은행의 부진이 더욱 걱정스러운 이유는 지난해 애큐온저축은행에 5위 자리를 내준 이후 올해 1분기 성적표가 더욱 극명히 엇갈리고 있는 탓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작년 633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1분기 만에 40억원가량 흑자로 돌아서며 반전을 만들어냈다.

페퍼저축은행은 건전성 부문에서도 애큐온저축은행에 밀리는 상황이다. 페퍼저축은행이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체율 12.4%를 기록한 반면 애큐온저축은행은 5.09%를 기록해 4.3%p(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같은 기간 연체가 3개월 이상 진행된 부실채권 비율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NPL) 규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급증했다. 

그 결과, 페퍼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가계신용대출 신규취급을 전면 중단한 뒤 최근에서야 재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대출을 중단한 여파로 이자 수익과 당기 순이익이 급감했고 당연히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건전성 개선을 위해 쌓아 놓은 대손충당금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페퍼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대손충당금 잔액은 30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특히 1분기에만 664억원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의 대출채권은 예적금담보대출, 일반자금대출, 종합통장대출, 기타대출채권 등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늘어난 것은 개인사업자 등 주요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개인신용대출 등은 일반자금대출에 속하는데 페퍼저축은행의 일반자금대출 충당금 잔액은 2724억원으로 대손충당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과 건전성 모두 바닥을 치면서 페퍼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은 지난 4월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강등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향후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놨는데 올해 한 차례 더 신용등급이 강등, BB등급이 될 경우 신규 퇴직연금 유치가 중단돼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때아닌 ‘매각설’까지…”매각 없다, 실적도 턴어라운드 기대”

악재가 겹치는 상황에서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갑작스러운 매각설까지 휘말렸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촉진을 위해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에 적합한 저축은행으로 페퍼가 거론됐다.

현행법상 비수도권 저축은행 대주주가 수도권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면 인수 대상이 적기시정조치 대상(BIS 비율이 9~10% 미만)일 때만 가능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규제가 완화될 경우 BIS 비율 11% 미만으로 바뀌게 되고 올해 1분기 페퍼저축은행의 BIS 비율이 마침 11.38%로 대상 범주에 근접했던 것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페퍼저축은행의 모기업 페퍼그룹은 저축은행 매각 검토 자체를 한 적이 없다”며 “이미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앞으로도 필요 시 계속 증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실적과 관련해서도 “기준금리 인상 및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거시경제적 여건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으며 특히 개인사업자 주담대 충당금 적립의 영향이 컸다”며 “부동산 PF 비중이 미미하기에 관련 부실 가능성이 없으며 최근 영업을 재개했고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매각할 계획이기에 향후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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