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과 철도 건설 협정
EU, 철도 등 정비에 100억 유로 투입
러·홍해 지정학적 리스크에 수요 증가 기대
중국과 유럽이 대륙을 잇는 중앙아시아와 코카서스 3국(조지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에서 철도 관련 대형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동 홍해 혼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기존 육·해상 통로의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면서 대체 수송 루트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과 철도 건설에 관한 정부 간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카슈가르에서 키르기스스탄 남부를 거쳐 우즈베키스탄 동부를 연결한다. 총 길이는 약 500km, 총 투자액은 50억 달러(약 6조9000억 원) 이상이다. 10월경 착공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노선은 투르크메니스탄과 튀르키예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길과 연결한다. 남아시아로의 연장도 검토한다. 이밖에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잇는 철도의 수송 능력을 높이는 공사도 내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연합(EU)도 중앙아시아, 코카서스 국가들의 철도와 항만 정비를 위해 100억 유로(약 14조9313억 원)를 투자한다. 한국은 고속철도 KTX 차량 42량을 우즈베키스탄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중국과 유럽의 이러한 접근은 경쟁 관계에 있는 기존 수송 루트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과 유럽을 잇는 화물 운송은 비용 측면에서 홍해를 거쳐 가는 해운이 주요 노선이지만 예멘의 친이란 무장조직 후티 반군의 공격이 장기화하고 있다.
기존 육로로는 러시아 극동에서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하는 ‘북방 회랑’이 이용되고 있는데, EU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철도에 제재를 가했다. 미국의 금융 제재도 이 노선 이용에 걸림돌이 됐다.
다만 중앙아시아, 코카서스를 통한 철도 네트워크에는 철도망 미정비, 기존 선로 노후화, 차량 부족 등 과제도 많다. 복잡한 통관 절차와 화물 환적 절차로 인해 지연이 발생하기도 쉽다. 러시아 경유보다 거리는 3000km가량 짧지만 운송 일수가 3~4일 더 소요되는 일도 있다. 이용 확대를 위해 절차 간소화, 운송비 인하가 필요하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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