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전기차(BEV) 시장에서 고속질주하고 있다. 상반기 로컬 브랜드인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BEV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완성차 기업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기차 올인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상반기(1~6월) 미국 BEV 시장에서 총 5만5032대를 판매했다. 이는 역대 상반기 최고치이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52% 두 자릿수 확대된 2만5640대, 기아는 전년 대비 112% 세 자릿수 수직 성장한 2만9392대를 기록했다.
사실상 테슬라를 제외하면 내연기관(ICE)을 함께 다루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는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셈이다. 포드는 같은 기간 현지 BEV 시장에서 4만4189대, GM은 3만8355대를 판매하며 각각 3위와 4위에 랭크됐다. BMW는 전년 대비 38% 증가한 2만4794대를 기록하며 폭스바겐을 제치고 ‘톱5’에 올랐다.
테슬라의 경우 같은 기간 글로벌 BEV 시장에서 총 83만766대를 판매했다. 테슬라는 오는 23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가별 판매량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미국 판매량은 27만3000여 대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모델별 판매 수치를 보면 현대차·기아 BEV 현지 인기는 더욱 실감난다. 현대차 아이오닉6는 같은 기간 6912대를 기록, 전년 동기(3245대) 대비 113% 증가했다. 아이오닉5 역시 전년(1만3641대) 대비 37% 증가한 1만8728대로 집계됐다. 기아 EV6는 1만941대, EV9은 9671대를 기록했다. EV9의 경우 올해 들어 출시된 신규 전기차 모델이다.
무엇보다 ‘전기차 올인 전략’을 토대로 현지 리스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는 현재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상관 없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리스·렌터카 등 상업용 차량 위주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현지 맞춤형 전략을 토대로 지속해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기차 판매 순위 2위를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4분기 내 현대차 북미 전동화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인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가 가동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연말 역대급 성적이 기대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5와 기아 조지아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생산되는 EV9이 IRA에 따른 최대 7500달러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편 미국 자동차 평가 전문기관인 켈리블루북(Kelley Blue Book)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총 9만4000대를 판매,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 7.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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