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파리 올림픽은, 역대 최악의 성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은 대회다. 아예 본선 티켓을 놓친 종목들이 많아 선수단 규모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고, 각본 없는 드라마라 불리는 스포츠에서 섣부른 예측은 오판을 불러올 뿐이다.
어려울 때 탄생한다는 영웅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태극전사들은 주위 목소리에 신경 쓰지 않은 채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암울한 전망은 밝은 기대로 바뀐다.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자타 공인 세계 최강인 한국 양궁은 그동안 올림픽 무대에서 ‘신궁’을 끊임없이 배출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새로운 신궁을 기대하고 있다.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가 강력한 메달 후보지만 ‘한국 양궁의 대들보’ 김우진(32?청주시청)과 ‘신성’ 임시현(21·한국체대)에게 많은 관심이 쏠린다.
한국 양궁은 올림픽에서 총 27개의 금메달을 획득, 쇼트트랙(금 26개)을 제치고 동?하계 통틀어 최다 금메달을 수확했다. 또한 양궁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총 45개의 금메달 절반 이상을 한국 선수들이 챙길 정도로 최정상의 기량을 자랑한다.
올림픽을 호령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신궁을 배출했다. 1984년 LA 올림픽의 서향순을 시작으로 김수녕, 김경욱, 박성현, 기보배, 장혜진, 구본찬, 안산 등 올림픽에서 두각을 드러낸 양궁 스타들이 즐비하다.
파리에서 한국은 김우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김우진은 고등학생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숱한 국제 대회에서 입상, 한국 최고의 궁사로 꼽힌다. 국제대회보다 어렵다는 국내 올림픽 선발전에서도 김우진은 당당히 1위에 올라 파리행 티켓을 획득했다.
이로써 김우진은 2016 리우,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3번째 올림픽을 경험하게 됐다. 한국 남자 궁사 중에서는 장용호, 임동현에 이어 3번째다.
김우진은 앞서 두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경험한 바 있다. 하지만 개인전에서는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이에 김우진은 “단체전 좋은 성적과 함께 아직 메달이 없는 개인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며 확실한 목표를 정했다.
김우진은 최근 튀르키예에서 펼쳐진 양궁 월드컵 3차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 파리 올림픽에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이번에 처음 올림픽을 경험하는 ‘에이스’ 임시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임시현은 성인 무대 2년 차인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 태극마크를 달았다.
임시현의 기세는 국제대회로도 이어졌다. 임시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 혼성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양궁에서 37년 만에 나온 3관왕이었다.
국제 대회에서 얻은 자신감과 경험으로 임시현은 올해 더 성장했다.
그는 2024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다시 한번 1위를 차지, 한국의 간판 궁사로 거듭났다. 국제 대회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메달을 수확하며 꾸준히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앞둔 임시현의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임시현은 “경험이 굳이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제 대회를 통해 충분히 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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