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로봇 구독 서비스(RaaS, Robot as a Service)를 시작했다. 가전·TV 중심이던 구독 사업 영역을 로봇까지 확장했다. 로봇을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삼성전자의 반격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연내 웨어러블 로봇 ‘봇핏’과 가정용 로봇 ‘볼리’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어떤 형태로 사업화에 나설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7월부터 클로이(CLOi) 로봇으로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업 간 거래(B2B) 고객은 리테일 매장, 호텔, 병원, 식당 등에서 ‘클로이 서브봇’을 구독으로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로봇 구독 서비스를 통해 B2B 고객의 로봇 초기 구매 비용과 전문적인 제품 관리 및 점검에 대한 부담을 해결한다. 계약 기간 6개월마다 케어설루션 매니저를 통해 제품 상태 점검, 외관 파손 점검, 외관 클리닝 등 전문 관리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내벤처에서 개발한 튀김 요리용 제조 로봇 ‘튀봇(TuiiBot)’도 구독 서비스로 함께 선보인다. 튀봇은 반죽한 재료를 기계에 올리면 로봇이 자동으로 트레이를 움직이며 사전에 입력한 레시피를 기반으로 조리하는 튀김 요리용 제조 로봇이다.
LG전자의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로 자리 잡은 구독 서비스의 2023년 매출은 1조원에 근접하며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제품 종류는 정수기,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과 TV, 노트북에 이어 로봇까지 22종으로 늘었다. 로봇이 포함된 올해는 매출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로봇 ‘봇핏’을 연내 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봇핏은 다리가 불편한 사람의 보행을 돕는 보행 보조 로봇이다. 바지처럼 입으면 이동할 때 근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봇핏 초기 생산물량은 10만대쯤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보행보조 로봇 관련 특허를 출원하는 등 사전 작업을 이어왔다. 실버타운, 피트니스센터, 필라테스센터 등 기업간거래(B2B)로 시작해 기업·소비자거래(B2C)로 확장할 계획이다.
사용자 패턴을 학습해 진화하는 가정용 AI 로봇 ‘볼리(Ballie)’도 이르면 연내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1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볼리를 소개한 데 이어 4월 볼리에 대한 상표권 출원을 신청했다.
상세 정보로는 가정 내 응급상황을 감지, 발견, 모니터링하고 응급 메시지를 전송하기 위한 사물인터넷(IoT) 가능 모바일 전자기기, 사람들을 돕고 즐겁게 하기 위한 의사소통 및 학습 기능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 등을 기재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산하 로봇사업팀 연구개발(R&D) 인력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으로 배치하는 등 로봇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에서 구독 서비스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더라도 우선순위는 로봇이 아닌 AI 가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6월 SK매직과 손잡고 진행한 가전 렌털 판매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잠정 중단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에서 진행한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로봇은 제조, 리테일, 홈과 개인을 위한 로봇”이라며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봇핏의 경우 실버타운 쪽에 걷기 보행 분야, 그리고 피트니스와 필라테스 등 B2B부터 시작한다”며 “거기서 더 다듬어 B2C 제품을 낸 후, 조금 기다리면 B2C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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