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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는 기후위기 대응 뒷전?… SKT·KT·LGU+, 작년 온실가스 배출량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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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한 진정성 있는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유영상 SK텔레콤 사장, 2023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김영섭 KT 사장, 이달 1일)

“사업 운영 전반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겠다.”(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2022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 기후위기 대응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 3사는 2050년 넷제로(온실가스 순 배출량 ‘0′) 달성을 목표로 세웠지만 이에 역행하는 분위기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경쟁이 불붙으면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AI는 데이터센터 내에 저장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통해 연산 과정을 거치는데, 고난이도 작업일수록 전력 소모가 크다. 대부분의 전력은 화석연료를 통한 발전으로 얻어지기에, 전력 소모가 클수록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 통신 3사, 넷제로 선언했는데 작년 온실가스 배출량↑

8일 통신 3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05만3142톤(tCO2e, 온실가스 톤)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12만7476톤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고, LG유플러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47만5232톤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SK텔레콤과 KT는 5G(5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증설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신사들이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은 향후에도 늘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2021년, KT와 LG유플러스는 2022년 ‘넷제로’를 선언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점차 줄여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통신 3사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아직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SK텔레콤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8.6%, KT는 1.1%, LG유플러스는 6.9%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전력 소비량에서 데이터센터 비중은 2%였지만, 오는 2030년에는 최소 7%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AI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구글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430만톤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해 154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이다.

이민호 서울환경연합 팀장은 “AI 등 신시장 개척에 집중하는 통신사들이 재생에너지 활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T 남구로 데이터센터에서 관리 인력들이 서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KT 제공
KT 남구로 데이터센터에서 관리 인력들이 서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KT 제공

◇ 데이터센터 늘리고 AI 경쟁 치열

통신 3사는 데이터센터 확대에 나서고 있다. 고속 유·무선 데이터전송과 자사 AI 서비스 기능 강화에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 서초구, 경기 일산시 등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020년에 건축한 가산 데이터센터는 6만9000㎡(축구장 9개 넓이)의 면적에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어, 서울 내 최대 규모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데이터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KT는 서울 용산, 충남 천안 등 전국에 14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수치다. 2020년 지어진 용산 데이터센터는 4만8000㎡ 규모다. 내년에는 경북도청 신도시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증축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전국에 13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경기 안양에 4만450㎡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지난 4월에는 경기 파주시에 있는 LG디스플레이의 공장용지를 매입해 7만3712㎡에 달하는 신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3사 간 AI 경쟁도 활발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부터 반도체, 데이터센터와 플랫폼, 서비스까지 한 번에 개발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추진 중이다. KT는 자체 개발한 AI 모델 ‘믿음’의 성능 개선을 위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업을 결정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통신·플랫폼 전용 소형언어모델인 ‘익시젠’을 공개하고 2028년까지 관련 매출을 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대학원 주임교수는 “AI의 기능이 고도화하면서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연산 작업에 점점 더 많은 전력이 쓰이고 있다”며 “AI와 데이터센터 강화에 힘쓰고 있는 통신 3사가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늘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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