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국계 ‘클라우드 제공 사업자(CSP)’들이 국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며 든든한 조력자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무료 클라우드 사용 혜택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해외 영업망 공유, 공동 마케팅 등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
7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최대 CSP인 AWS는 자사의 소프트웨어(SW) 공동 판매 프로그램인 ‘AWS ISV 액셀러레이트’를 통해 국내 유망 SaaS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SaaS 기업들과 함께 해외 인공지능(AI) 및 콘텐츠, SW 시장에서의 공동 수익 창출을 시도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한 SW기업 관계자는 “외국계 CSP들의 액셀러레이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유망 서비스라는 검증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AWS나 MS 등과 함께 마케팅을 하면 해외 시장에서 낮은 인지도 문제도 해소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AWS ISV 액셀러레이트 프로그램은 국내 유망 SaaS 기업을 선정해 클라우드 사용에 관한 혜택을 제공하고 AWS 영업팀이 직접 해외 마케팅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국내에서는 2021년부터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센드버드, 버즈빌, 잉카엔트웍스, 티맥스소프트, 펜타시큐리티 등이 참여한다. 국내 AI 기업 중에서는 업스테이지가 최근 이름을 올리고 소형 언어 모델(SLM) ‘솔라 미니’에 대한 해외 영업 기회 발굴을 AWS와 추진 중이다.
설립 초기부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많은 해외 고객사를 확보한 센드버드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AI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제공하는 센드버드는 해외 시장에서 AWS와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레딧(세계 최대 온라인 커뮤니), 캐러셀(동남아 중고거래 플랫), 힌지(데이팅앱), 페이티엠(인도 온라인 결제 플랫폼) 등의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했다.
MS 애저도 ‘ISV 성공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SaaS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SaaS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은 물론 판매·마케팅, 공동 영업의 기회 등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MS가 최대주주로 있는 ‘오픈AI’의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AI 화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인 ‘구루미’와 기업용 생성형 AI 기업 ‘포지큐브’, AI 상황·감정분석 솔루션 기업 ‘인디제이’ 등이 MS 애저와 함께 국내·외 SaaS 시장 공략을 진행 중이다.
외국계 CSP들이 국내 SaaS 기업 지원에 나선 것은 해외 시장에서의 동반 성장 여지가 크다는 점 때문이다. AWS는 CSP로서 넷플릭스의 원활한 콘텐츠 서비스 제공을 도왔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함께 성장을 꾀할 수 있었다. MS는 전 세계 최대 생성형AI 기업으로 성장한 ‘오픈AI’를 설립 초기부터 지원한 것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국내 SaaS 기업들과 비슷한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양희동 이화여대 교수는 “SaaS 경쟁력 강화는 클라우드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해외 CSP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제공한다면 함께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