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2018년에 이어 올해 로보 어드바이저 내재화에 재도전한다. 우리은행 뱅킹앱인 ‘우리WON뱅킹’을 초개인화 AI뱅킹시스템으로 재구축하고,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24년 3분기 우리은행 IT 투자 예정 사업’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지정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인공지능(AI)이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해주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현재 우리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업 파운트와 협업을 통해 ‘우리로보’를 서비스 중이다.
우리은행은 고객 데이터 활용 범위를 ‘마이데이터’까지 확대, 고객 보유 자산을 기반으로 재무지표 및 금융 투자 성향을 산출하는 새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또 AI와 전문가가 함께 컨설팅을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 자산배분 모델을 만들고, 예금·펀드·신탁·연금·보험을 포괄하는 전 금융상품 대상 포트폴리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은 개편을 통해 비대면 포트폴리오 신규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내재화 사업 추진 일정은 약 10개월로 예정돼 있으며, 이르면 내년 초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은행들은 앞다퉈 로보어드바이저 고도화에 나서는 추세다. 하나은행의 경우 초개인화된 자산관리가 가능한 ‘아이웰스’를 고도화해 간판 서비스로 밀고 있다. 아이웰스는 하나은행이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프라이빗뱅커(PB)수준의 초개인화된 자산진단 및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경우 1세대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 외부 엔진을 돌리다가 문제가 생긴 사례가 있었다. 2017년부터 운영해 왔던 우리은행 ‘우리로보알파’는 2021년 퇴직연금 운용 과정에서 고객의 매수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일시적 오류가 발생했다. 고객들은 퇴직연금 운용 만기 시점에 맞춰 매도 주문을 넣고, 새 상품에 대한 매수 주문도 넣었지만 이행되지 않은 것이다.
우리은행 조사에 따르면 당시 피해 건수는 36건, 거래 오류가 난 금액은 4억6000만원 규모다. 외주업체가 AI를 제작했기 때문에 우리은행 측이 직접 내용 파악과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사전에 오류를 인지해 고객에게 안내했기 때문에 직접적인 금전피해로 연결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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