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브랜드 지커, 내년 말까지 서울서 전시장 열 것
2026년 1분기부터는 차량 인도 시작할 계획
중국 전기차 기업 지리(Geely)가 2026년 초까지 한국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 전기차에 대한 서방국의 관세 압박이 거세지자, 한국 등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리계열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Zeekr)가 내년 말까지 서울과 경기도에 상품 판매를 위한 전시장을 열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리 측은 블룸버그에 2026년 1분기부터 차량 인도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리그룹은 1986년 설립돼 중국 저장성에 본사를 둔 자동차 제조 업체다. 2010년 스웨덴의 볼보자동차를 인수했으며,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와 영국 로터스 등 10여 개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있다. 지커는 중국 주요 전기차 기업 중 2021년 이후 처음으로 5월 10일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공모가 21달러(약 2만9000원)로 2100만 주를 발행해 4억4100만 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지커가 한국 시장에 처음 내놓을 모델은 ‘지커001’이 유력하다. 지커001은 지커의 주력 모델로 한번 완전 충전 시 272마력으로 742km를 달릴 수 있다. 지커001은 2021년에 처음 중국에서 공개된 차량으로 당해 10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출시 당시 가격은 30만 위안(약 5724만 원)으로 책정됐으며, 그해 약 7만2000대의 차량 인도에 성공했다. 다만 지리 측은 아직 어떤 모델을 출시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들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높이면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진단했다. 미국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100%로 인상하기로 했고, EU는 최고 47.6%의 임시 관세를 부과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커는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등 3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내년까지 50개국으로 판매 국가를 늘릴 계획이다.
다만, 한국 전기차 시장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장악하고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게다가 앞서 환경부도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에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보조금 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맞서 국산 전기차를 보호하려는 조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리그룹은 2022년 르노코리아차(옛 르노삼성차) 지분 34.02%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다. 내년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차의 부산 공장에서 전기차인 폴스타4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기도 하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EU의 관세에 대응해 지리가 국내 르노 공장을 이용해 수출용 전기차를 생산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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