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올해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은 벤 라이스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뉴욕 양키스 구단 첫 기록을 만들어내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라이스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라이벌 맞대결에 1루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3홈런) 7타점 3득점으로 원맨쇼 활약을 펼쳤다.
라이스는 지난 202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 전체 363순위로 양키스의 선택을 받은 루키. 입단 초 마이너리그에서는 정교함에서는 아쉬운 모습이었지만, 파워 하나만큼은 확실했던 라이스는 지난해 싱글A와 하이 싱글A, 더블A에서 총 73경기에 출전해 89안타 20홈런 타율 0.324 OPS 1.049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라이스는 지난 시즌의 활약을 바탕으로 올해도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49경기에 출전해 무려 12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무력시위를 펼친 끝에 트리플A로 승격됐고, 이후 11경기에서 9안타 3홈런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그 결과 앤서니 리조가 부상자명단(IL)에 오르면서 지난달 1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맞대결에 앞서 처음으로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라이스는 6월 한 달 동안 12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단 한개의 홈런도 터뜨리지 못했으나, 타율 0.273 OPS 0.708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지난 5일 신시내티 레즈와 맞대결에서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더니, 이날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유명한 라이벌 맞대결인 보스턴을 상대로 무려 세 개의 미사일을 터뜨리며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라이스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라이스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번째 타석에서 보스턴 선발 조쉬 윈코스키와 맞붙었고, 2B-2S에서 6구째 91.2마일(약 146.8km) 커터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힘차게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이 타구는 무려 105.1마일(약 169.1km)의 속도로 뻗더니, 390피트(약 118.9m)를 비행한 뒤 양키스타디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2호 홈런.
라이스는 1-0으로 앞선 2회말 2사 만루의 대량 득점 찬스에서는 윈코스키의 4구째 몸쪽 커터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2사 3루의 찬스에서는 보스턴의 바뀐 투수 브레난 버나디노를 상대로 타구속도 103마일(약 165.8km), 비거리 361피트(약 110m)짜리 타구를 만들어냈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좀처럼 추가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타석에서 다시 라이스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라이스는 양키스가 7-4로 다시 앞서기 시작한 5회말 2사 1, 2루에서 보스턴의 채이스 앤더슨이 던진 2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체인지업을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로 연결시켰다.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던 이 타구는 타구속도 103.7마일(약 166.9km), 비거리 406피트(약 123.7m)를 기록했다. 라이스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2홈런 경기. 그런데 홈런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라이스는 11-4로 앞선 7회말 1사 1, 2루에서 정규이닝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고, 다시 한번 앤더슨과 격돌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1B-0S에서 앤더슨이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자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고, 이번에는 무려 110.8마일(약 178.3km)의 속도로 뻗은 타구가 406피트(약 123.7m)를 비행한 뒤 다시 한번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시즌 4호 홈런. 양키스 선수단은 라이스가 세 번째 홈런은 만들어낸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팬들에게 인사(커튼콜)를 건네라며 ‘루키’의 맹활약을 자신의 일인 것처럼 기뻐했다.
양키스는 라이스의 무력시위를 바탕으로 14-4로 완벽하게 보스턴을 제압했는데, 여기서 라이스가 구단 사상 첫 기록을 만들어냈다. 미국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한 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터뜨린 것은 라이스가 22번째였지만,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선수가 데뷔 시즌 한 경기 3홈런을 기록한 것은 구단 사상 최초였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앤드류 맥커친(2009년)과 마이크 야스트렘스키(2019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였으며, 7타점은 루 게릭(1925년)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양키스 신인 최다 타점이었다.
‘MLB.com’에 따르면 라이스는 경기가 끝난 뒤 “정말 잊지 못할 날”이라며 “우리에게 큰 승리였고, 좋은 반등으로 이어지는 승리였으며, 내 고향 팀에서 이겼다는 것에서 흥분된다”고 기뻐했다. 루키의 활약에 애런 분 감독은 “정말 대단한 경기였다. 1회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전설적인 날을 만든 것은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고, 오스왈도 카브레라는 “라이스에 대해 좋은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것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지명 순번을 보면 양키스는 라이스에게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라이스는 ‘실력’으로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고, 이를 제대로 증명했다. 양키스에 괴물 신인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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