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1~5일) 코스피 지수는 4일 연속 상승 마감하면서 2800선으로 올라섰다. 지난 1일 2792.97에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5일 2862.23에 장을 마쳤다. 한 주의 마지막 날인 5일 장 중 한때는 2871.96까지 치솟았다. 연중 최고치다.
지난 한 주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린 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지난 3일 기획재정부는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여기에 포함된 밸류업 관련 세제 혜택은 ▲직전 3년 대비 주주환원 금액을 5% 초과해 늘린 경우 3년간 한시적으로 법인세 5% 감면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가업상속공제 확대 ▲배당 증가 금액 등을 저율로 분리 과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지원 확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으로 요약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세제 지원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은 긍정적”이라며 “1993년 도입된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폐지하고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하는 건 지배주주 입장에서 매우 크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이 전망한 이번 주 코스피 지수는 2770~2890포인트다. 상승 요인은 국내 기업의 실적 기대감이다. 5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이달 내내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기업 중 첫 타자였던 삼성전자의 실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 73조원, 영업이익은 8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실제로는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을 시현했다.
최근 2주간 2분기와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된 코스피 업종은 호텔과 레저, 운송, 증권, 반도체, IT 하드웨어, 화장품과 의류, 자동차다. 미국 기업의 실적 발표도 있을 예정이다. 오는 12일 JP모건,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금융주의 실적이 공개된다. 이달 말에는 빅테크 기업도 예정돼 있다.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오는 11일 있을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다. 지난달 발표된 5월 에너지, 식품 등을 포함한 헤드라인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이었다. 4월 상승률(3.4%)보다 소폭 둔화된 수치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에서 헤드라인 CPI가 전년 대비 3.12%, 근원 CPI는 같은 기간 3.52% 올랐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근원 CPI는 큰 변동성을 나타내는 에너지와 식료품값 등을 제외한 물가지수다. 6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벤트를 잘 소화한다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기대감으로 주식 시장은 오름세를 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물가 안정과 이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가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발표되는 6월 물가는 주목도가 높은데, 전월 대비 상승률이 0.2%포인트 이하면 주식 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대통령 선거의 불확실성은 주의해야 한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첫 대선 TV 토론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령 리스크가 부각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가능성을 점차 높여가자 관련주가 부각되고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한다면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트럼프의 부양적 스탠스와 물가 반등에 대한 우려 섞인 기대(금리 상승), 규제 완화 등으로 금융주가 강력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노화로 민주당 내부에서 후보 교체 필요성이 제기된 점도 투자자에겐 좋지 않은 소식이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후보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경우 민주당의 내부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는데, 이는 증시에도 부정적인 뉴스”라며 “정치 불확실성이 달러 강세 압력을 높이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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