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친자 검사 하자니 이혼하자는 아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에 따르면 A씨 아내는 최근 아들을 출산했다. 아들의 혈액형은 O형으로 드러났다. AB형인 아내와 O형인 A씨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다. 의아했던 A씨는 아이가 바뀐 거 같다며 아내에게 친자 검사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자 아내는 “날 뭐로 보는 거냐. 너무 치욕스럽다. 아이 혈액형 O형인 거 안 보이냐. 네 아이 맞다”고 분통을 터트리며 이혼을 요구했다.
A씨는 “아이가 바뀐 거 같다고 하는데도 말이 안 통한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누리꾼들은 “빨리 엄마랑 아기 피검사를 다시 해 봐야 할 것 같다”, “애가 바뀌거나 혈액형 검사가 잘못된 거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극히 드물지만 AB형과 O형의 사이에서 O형이 태어날 수 있다. ABO식 혈액형의 돌연변이인 시스-AB(cis-AB) 혈액형이 있어서다.
시스-AB형처럼 혈액형이 특이한 사람들은 상식적인 혈액형 유전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AB형이 O형과 결혼하면 A형과 B형 자녀가 나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시스-AB형과 O형이 결혼하면 AB형이나 O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시스-AB형의 경우 A, B 항원 중 한쪽의 항원성이 약하게 나타나 혈액형 검사 때 AB형이 아니라 A형이나 B형으로 진단되기도 하기 때문.
보통 시스-AB형은 부모 중 한쪽에서만 AB형 유전형질을 물려받아 만들어지지만, 201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돌연변이에 의한 시스-AB형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발견된 새로운 시스-AB형은 부모에게서 모두 시스-AB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의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정상 B형이었다. 본인에게서 처음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긴 시스-AB형을 확인한 첫 사례로 알려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