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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전 R&D 문화 조성 시급…연구현장 실패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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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EP, 국가R&D 혁신도전정책 관련 보고서

예산·예타기준·연구비 등 획기적 전환 필요성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6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국가연구개발사업 변화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지만 연구현장에선 ‘실패’, ‘감사’ 등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혁신·도전적 연구개발(R&D) 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그동안 추진된 정부 정책과 제도 변화 경로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5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표한 ‘국가연구개발사업 혁신도전정책 아이디어 및 제도변화 신제도주의 경로의존성 관점에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정부도 추격자 전략에서 선도형 연구개발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국가 R&D 혁신도전 강화 정책과 제도개선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2021년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을 통해 부처별로 파편적으로 추진됐던 혁신도전형 R&D 사업을 혁신도전형 R&D 사업군으로 지정·분류해 통합·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2024년 3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선도형 R&D 체계로 연구개발 생태계를 전환하기 위해 ‘혁신적·도전적 R&D 육성시스템 체계화방안(안)’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해외 주요국들도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모방하는 별도 조직을 신설해, 혁신적 R&D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DARPA는 당장 수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꼭 필요한 미래 선도기술에 예산을 배정한다. 미국은 DARPA를 모방한 ARPA-E, ARPA-H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독일도 챌린지 형식으로 혁신가 도전을 지원하는 전담조직인 SPRIND, 영국은 돌파형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독립조직인 AIRA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일본도 ImPACT 후속으로 글로벌 난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Moonshot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KISTEP 국가연구개발사업 혁신도전정책 아이디어 및 제도변화 신제도주의 경로의존성 관점에서 보고서 발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국가 R&D 사업 혁신도전성 강화 필요성 등에 대한 전 세계적으로 공감하는 모양새지만, 국내 연구현장에서는 실패, 감사에 대한 부담감과 평가 전문성과 공정성 간 상보적 논쟁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KISTEP 측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는 실패를 포장하거나 숨기는 문화가 있는데, 이런 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혁신도전 R&D는 한국 연구풍토에서 정착되기 어렵다는 현장 의견이 있었다”며 “도전적 연구는 매우 논쟁적일 수밖에 없고 많은 사람이 동의하기 어려워 여러 명이 투표 내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다. 또 공장형 평가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혁신도전 R&D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선행적으로 추진된 정책과 제도를 고찰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혁신도전형 R&D를 설명하는 아이디어는 ‘최초’, ‘최고’, ‘파급효과’로 지속돼 왔으나, 구체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유형별 주안점 등에 대한 기준 정립과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예산 부문에 있어서는 혁신도전형 R&D에 대한 투자 고위험·고수익 특성을 이해하고 안정적인 투자·사업 특성을 고려한 예산심의가 가능하도록 사업기획 및 예산요구, 사업군지정, 예산심의·배분 일관성 확보와 기민한 협조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예비타당성조사 평가 기준은 혁신도전형 R&D 사업에 대해선 예타면제 및 프로그램형 사업 특성을 고려한 심의 내용·절차 차별화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비도 계속비 편성, 연구과제 단위에서 이월, 회계연도 일치는 제도적으로 마련됐으나, 포지티브 형식 연구비 사용규정과 회계관점 연구비 정산 관행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사후관리도 IPL 판단에 따른 과제 종료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것인지 등 제재사유 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성과와 관련된 소유, 기술료, 민간이전 등 성과확산에 대한 논의도 구체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정 KISTEP 정책기획본부 연구위원은 “정부는 약 10년간 혁신도전 정책과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점진적 노력이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주요 논의에 새로운 요소들이 더해지는 ‘층화’가 일어났다는 건 그만큼 해당 아이디어가 혁신도전 정책과 제도에서 합의된 방향성을 가지고 세밀하게 논의돼 온 아이디어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층화적 논의를 계속 이어가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복잡성, 모순성 등이 없는지 기존의 한계를 인지하고 전환·대체할 아이디어는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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